장충고 우완 손민서(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장충고 우완 손민서(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춘추]

"1회 초구 던지는 걸 보고 '오늘 끝장났다, 일 내겠다' 생각했어요. 퍼펙트게임도 할 수 있었는데 6회 배트가 부러지면서 실책이 나와 아쉽습니다."

장충고 3학년 우완 손민서가 큰 일을 냈다. 손민서는 5월 31일 신월야구공원에서 열린 2025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서울디자인고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면서 무4사구 노히트 노런을 달성,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2023년 덕수고 김태형(현 KIA 타이거즈) 이후 2년 만에 나온 고교야구 노히트 노런이었다. 손민서는 28타자를 상대로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8회말을 제외한 모든 이닝에서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디자인고 타선이 외야로 보낸 타구는 단 한 개에 불과했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퍼펙트 게임도 할 수 있었다"며 입맛을 다셨다. 송 감독은 "6회말 타자 배트가 부러지면서 배트와 공이 함께 굴러가서 3루수가 실책을 범했다"며 "그래서 퍼펙트게임 대신 노히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손민서는 팀 내에서 올해 고교야구 투수 랭킹 1~2위를 다투는 문서준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투수로 평가받는다. 장충고 입학 당시부터 촉망받는 기대주였지만, 지난해까지는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고교 진학 후 1학년 말 훈련 중 부상을 당해 1년간 휴식을 취해야 했다. 송 감독은 "워낙 욕심이 많은 친구라, 연습하다가 탈이 났다"며 "1년 쉬게 하고 몸을 만든 뒤 2학년부터 다시 던지게 했다"고 밝혔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손민서의 투구는 '싸움닭' 그 자체였다. 송 감독은 "타자들을 가지고 논다. 컨트롤이 되고 완급조절이 뛰어나다"며 "이날 속구 최고 속도가 147km/h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스리쿼터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는 손민서는 슬라이더, 커브, 투심, 서클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이날 장충고는 6회초 5번 타자 장시후의 솔로 홈런으로 유일한 득점을 올렸고, 손민서가 이를 끝까지 지켜내며 값진 승리를 완성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투수 보호를 위해 1일 최대 투구 수를 105개로 제한하고 있으나, 노히트 노런 진행 중에는 기록 완성까지 투구를 허용한다. 하지만 손민서에겐 이 규칙도 필요없었다. 손민서는 제한 투구 수보다 11개 적은 94구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179cm, 85kg 체격의 손민서는 이번 기록 달성과 함께 프로 구단들의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손민서에게 주말리그 후반기 종료 후 각 권역별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