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NC 다이노스가 지난 3월 창원NC파크 안전사고를 계기로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창원시에 제출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공개됐다.
NC는 6월 5일 창원시에 요청한 17가지 사항을 밝혔다. 이는 최근 일부 지역지가 'NC가 1조원대 도시철도 구축을 요구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NC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식의 오해가 확산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NC의 연고지 이전 검토는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참사에서 시작됐다.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중 구장 외장재인 '루버'가 떨어져 관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구장 안전점검이 장기화되면서 NC는 62일간 전국을 떠돌며 원정 경기를 치르다가 울산 문수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해야 했다.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지난달 19일 안전점검과 시설 보수 완료를 발표하면서 NC는 마침내 창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복귀 첫날인 30일,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모든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연고지 이전을 선언했다.
이진만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창원시에 연고 유지에 필요한 개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단이 요구한 시설개선, 접근성 향상, 행정적 지원 등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구단 생존과 팬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NC는 애초 창원시에 요구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NC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 '창원시에 1조원이 넘는 도시철도(트램) 조기 구축을 요구했다'는 식의 언론플레이가 계속되자 전체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NC가 제출한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시설분야 5건 ▲접근성 7건 ▲지역성 극복 3건 ▲기타 3건 등 총 1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NC는 이같은 내용을 창원 복귀 하루 전인 29일 창원시에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시설분야에서 NC는 2026시즌부터 구단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관리를 제외한 모든 시설 개보수와 관리 업무를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전담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현재 1만8000석 규모인 창원NC파크에 2000석의 외야 관중석을 증설해 타 구장 평균 수준인 2만명 수용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1군 시설 중축을 비롯해 팀 스토어 2층 확장, 전광판 추가 제작, 전임 시장 시절 구두로 논의된 정식구장 1개면과 연습구장 2개면, 실내연습장, 선수단 숙소 마련도 포함됐다.
접근성 강화 방안으로는 대중교통 노선 확대와 셔틀버스 운행, 마산야구센터 내 700면 규모의 철골주차장 추가 설치, 인근 신규 주차시설 신설 등을 요청했다.
NC는 창원시가 추진 중인 도시철도(트램) 신설이 계획대로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는데, 이를 일부 지역지에서 NC가 요구한 것처럼 보도하면서 오해가 빚어졌다. 실제로는 이는 NC와 무관하게 창원시가 애초부터 추진했던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NC가 '팬 접근성 개선'을 위한 일반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을 '1조원 사업 요구'로 왜곡한 셈이다.
NC는 이와 함께 KTX 증편과 야구센터로의 접근성 개선도 요구사항에 포함했다. 이는 2010년 야구단 창단 때부터 요구하고 또 요구했던 사항이자, 창원NC파크 건립 당시 창원시가 약속했던 사항이기도 하다.
NC는 지역성 극복 방안으로는 연간 13억원 규모의 공과금을 시에서 부담하고, 현재 구단이 지불한 티켓 5만장(학생 10원) 구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지역 내 스포츠 관련 기업과 대학생 대상 인턴십 기회 제공 등도 포함됐다.
기타 사항으로는 사고 이후 NC파크 사용불가로 인한 손실 규모 산정과 시 차원의 지원책 마련, 비시즌 시민대상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요구했다. 이진만 대표는 사고 이후 발생한 직접적인 금전 손실만 4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NC는 "구단이 요청한 내용은 타 구단 및 타 지역 수준의 시설 및 인프라를 구축해 달라는 것과 창원시가 구단 유치 시 했던 약속에 대한 이행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창원시는 NC 측 요구사항에 대응하기 위해 'NC 상생협력단(TF)'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