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타이리스 할리버튼이 또 해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 벌써 세 번째다.
할리버튼은 6월 6일(한국시간) 페이콤 센터에서 열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2025 NBA 파이널 1차전에서 종료 0.3초를 남기고 역전 결승골을 꽂아넣어 팀을 111대 110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앞서지 못했던 인디애나는 마지막 순간 극적인 역전으로 시리즈 첫 경기를 잡았다.
할리버튼의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결승골은 벌써 세 번째다. 1라운드 밀워키전 5경기, 2라운드 클리블랜드전 2경기에 이어 파이널 무대에서까지 마법 같은 순간을 연출했다. 뉴욕 닉스전에서 레지 밀러의 상징적인 '목 조르기' 세리머니를 재현했던 동점골까지 합치면, 할리버튼의 이번 포스트시즌은 그야말로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할리버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버스에서 내렸을 때부터, 신발을 신을 때부터 우리 팀 승리를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원들은 내가 그 슛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엄청난 신뢰를 보여줬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타이머가 0이 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팀이다."
물론 이날 승리를 할리버튼 혼자서 만들어낸 건 아니다. 인디애나는 앤드루 넴하드가 종료 1분 59초를 남기고 터뜨린 3점슛으로 3점차까지 추격했고,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MVP 파스칼 시아캄이 49초를 남기고 돌파 후 레이업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넴하드가 정규시즌 MVP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를 완벽하게 수비해 기회를 잡았고, 할리버튼이 마침표를 찍었다.
케이슨 월리스를 상대로 우측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할리버튼은 페인트존 근처에서 멈춰 서며 슛을 시도했다. 공은 림을 맴돌다가 결국 들어갔다. 이로써 인디애나는 1971년 이후 파이널 경기 4쿼터 최다 점수차(15점차) 역전승 타이를 달성했다.
릭 칼라일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는 최대한 할리버튼에게 공을 주려고 노력한다"며 "그게 안 되면 넴하드와 파스칼이 있다. 경기를 마무리할 선수로 세 명의 플레이메이커가 있다는 건 우리에게 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정규시즌 68승으로 리그 역사상 7번째로 많은 승수를 기록한 강팀이다. 파이널 진출 전까지 80승을 올린 팀도 오클라호마시티가 NBA 역사상 네 번째다. 2008년 시애틀에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첫 번째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선 꼭 잡아야 하는 1차전이었지만, 인디애나의 뒷심을 막지 못했다.
길저스-알렉산더는 30개 슛 가운데 14개를 꽂아넣으며 38점을 기록했지만, 할리버튼의 결승골 직전 미드레인지 점퍼를 놓친 게 아쉬웠다. 그는 "꽤 좋은 기회였고 느낌도 좋았는데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농구에는 기복이 있다. 어쩔 수 없다. 이제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해야 한다"고 입맛을 다셨다.
그외 제일런 윌리엄스가 17점, 루겐츠 돌트가 15점과 4스틸로 기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크 데이그널트 감독은 "인디애나는 정말 많은 경기에서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을 경험했다"며 "강한 정신력으로 계속 덤벼들어 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슛을 성공시켰다. 그들은 1점 차이로 이길 자격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첫 경기 패배에도 길저스-알렉산더는 여전히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시리즈는 먼저 1승을 하는 게 아니라 먼저 4승을 하는 팀이 이긴다"며 "우리는 4승을 더 거둬야 하고 그들은 3승이 필요하다. 단순한 산수"라고 말했다.
2차전은 8일 같은 장소인 오클라호마시티 페이컴 센터에서 열린다. 인디애나가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오클라호마시티가 홈에서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지 농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