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닉스가 5차전을 잡았다(사진=뉴욕 닉스 SNS)
뉴욕 닉스가 5차전을 잡았다(사진=뉴욕 닉스 SNS)

 

[스포츠춘추]

벼랑 끝에 선 팀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준 완벽한 교본이었다.

시즌 마감 위기에 몰렸던 뉴욕 닉스가 제일런 브런슨과 칼앤서니 타운스 듀오의 합작 56점 활약으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111대 94로 꺾고 기사회생했다. 5월 30일(한국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펼쳐진 5차전은 절박함이 만들어낸 완벽한 승리였고, 뉴욕은 컨퍼런스 파이널을 6월 1일 인디애나 원정 6차전으로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리그 최고의 클러치 플레이어 브런슨이 경기 시작부터 강한 정신력을 발휘했다. 닉스의 첫 6득점을 모두 기록하며 기세를 잡은 브런슨은 18개 슈팅 가운데 12개를 적중하며 32점을 폭발시켰다. 이로써 브런슨은 닉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20차례 플레이오프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무릎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타운스도 투혼을 발휘했다. 4차전 경기 막판 왼쪽 무릎을 다쳐 경기 개시 직전까지도 출전이 불확실했지만, 부상을 딛고 출전해 24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파울 트러블에 시달리면서도 +26이라는 압도적인 플러스마이너스를 기록한 타운스는 2002년 코비-샤크 듀오 이후 컨퍼런스 결승 첫 5경기 모두 20점 이상을 기록한 듀오의 일원이 됐다.

1쿼터부터 뉴욕이 판을 주도했다. 닉스의 첫 6득점을 모두 기록한 브런슨이 1쿼터에만 14점을 폭발시키며 27대 23 리드를 잡았다. 4차전 1쿼터에만 43점을 내준 수비 참사를 완전히 설욕한 순간이었다. 반면 4차전에서 32점 15어시스트 12리바운드 트리플더블로 브런슨을 압도했던 타이리스 할리버튼은 이날 8점 6어시스트에 그치며 꽁꽁 묶였다.

2쿼터에는 브런슨이 무득점으로 주춤한 사이 타운스가 나섰다.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12점을 몰아친 타운스 덕분에 뉴욕은 전반을 56대 45로 마감할 수 있었다. 인디애나는 이 시점에서 이미 14개 턴오버를 범해 성공한 야투(12개)보다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3쿼터 들어 브런슨이 다시 폭발했다. 후반 첫 8점을 연속으로 올리며 스코어를 20점 차로 벌린 브런슨은 타운스, OG 아누노비와 함께 72대 52까지 격차를 늘렸다. 페이서스가 반격을 시도했지만 뉴욕은 12-0 런으로 응답했고, 특히 브런슨은 전 팀 동료 오비 토핀을 상대로 3점슛 바스켓 카운트까지 성공시켰다.

릭 칼라일 감독이 74대 62 상황에서 미첼 로빈슨을 겨냥한 반칙 작전을 꺼냈지만 역효과만 났다. 톰 티보도 감독이 즉시 프레셔스 아치우와로 교체하며 대응했고, 뉴욕은 86대 64까지 격차를 벌리며 승부를 사실상 끝냈다.

이날 인디애나는 모든 면에서 무너졌다. 베네딕트 매서린이 23점으로 선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부진 속에 팀 시즌 최저 야투율 40.5%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최저 득점 경기를 치렀다. 선발진은 마일스 터너(3투 2성공)를 제외하고 모두 40% 미만의 참담한 슈팅 확률을 보였다.

 NBA 레전드 출신 해설자 찰스 바클리가 "페이서스에게 볼 만한 장면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게 기적"이라고 신랄하게 평가했을 정도로 인디애나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인디애나는 승리에 필요한 에너지와 투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벼랑 끝 팀과 같은 절박함으로 경기해야 했지만,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경기 막판엔 "7차전 가자!"는 구호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뒤덮었다. 랜드리 샤멧과 델론 라이트가 안정적인 로테이션으로 자리잡으며 벤치 뎁스까지 더해진 뉴욕이, 과연 6차전 인디애나 원정에서도 이런 투혼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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