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1차전 패배의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오클라호마시티는 6월 8일(한국시간) 페이콤 센터에서 열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2025 NBA 파이널 2차전에서 123대 107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초호화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두 팀의 승부는 의외로 벤치에서 갈렸다. 벤치에서 나온 알렉스 카루소와 아론 위긴스가 각각 20점, 18점을 꽂아넣으며 인디애나 벤치진을 완전히 압도했다. 두 선수의 합작 38득점은 NBA 파이널 역사상 지난 50년간 한 팀 벤치 선수 2명이 기록한 최고 득점이다.
카루소는 11개 슛 중 6개를 성공시키고 3점슛 8개 중 4개를 꽂아넣는 완벽한 효율성을 보였다. 1차전에서 단 9분만 출전했던 위긴스는 이날 11개 슛 중 6개, 3점슛 8개 중 5개를 성공시키며 팀 최고의 플러스-마이너스(+24)를 기록했다.
승장 마크 데이그널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사용한 모든 라인업이 효과적이었다"며 "카루소와 위긴스의 슛 감각이 좋았고, 움직임도 훌륭했다. 컷팅도 날카로웠고 여러 면에서 상대를 압박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도 34점 8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MVP다운 면모를 보였다. 1차전에서 30개 슛을 난사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21개 슛 가운데 11개를 집어넣는 절제된 공격이 돋보였다. 자유투 12개 중 11개를 성공시킨 집중력도 놀라웠다.
길저스-알렉산더는 이날 첫 득점으로 시즌 통산 3000점(정규시즌+플레이오프)을 돌파했다. 이는 마이클 조던, 윌트 체임벌린 등 NBA 역사상 단 12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또한 파이널 첫 출전에서 첫 2경기 합계 72점을 올린 것도 2001년 앨런 아이버슨의 71득점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1차전에서 부진했던 쳇 홈그렌(15점 6리바운드)과 제일런 윌리엄스(19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도 제자리를 찾으며 주전, 벤치 가릴 것 없이 팀 전체가 제몫을 다했다.

반면 인디애나는 에이스 타이리스 할리버튼의 침묵이 치명타가 됐다. 1차전 종료 0.3초전 역전 결승점의 주인공 할리버튼은 루겐츠 돌트와 케이슨 월리스의 끈질긴 수비에 막혀 전반 단 5점에 그쳤다. 경기 전체로는 17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5개 턴오버로 팀에 부담을 안겼다.
할리버튼은 경기 후 절뚝거리며 라커룸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 컨디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는 "2쿼터에서 (잡았던) 줄을 놓친 것 같다"면서도 "플레이오프에서 낮은 시드 팀의 목표는 상대방 홈에서 최소 한 경기는 따내는 것인데, 우리는 1차전을 가져왔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패장 릭 칼라일 감독은 "셰이는 다음 경기를 하기도 전에 이미 34점은 따놓은 당상인 선수"라며 상대 에이스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어 "윌리엄스도 오늘 정말 잘했고, 그들의 모든 선수가 잘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더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리즈는 이제 인디애나 홈코트 인디애나폴리스로 무대를 옮긴다. 11일 게인브리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페이서스가 홈 관중의 함성을 등에 업고 할리버튼의 각성과 함께 시리즈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오클라호마시티가 원정에서도 최강팀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