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팀 내에서보다 팀 밖에서 더 높게 평가 받는 선수가 있다. LA 다저스 김혜성이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한 제한적 출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MLB닷컴이 전문가 패널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인왕 모의투표에서는 내셔널리그 2위까지 차지했다.
6월 19일(한국시간) MLB닷컴이 공개한 모의투표 결과에 따르면 김혜성은 35명 중 3명으로부터 1위 표를 받았다. MLB닷컴은 "김혜성은 5월 3일 이후 데뷔한 루키(70타석 이상) 가운데 애슬레틱스 유격수 제이콥 윌슨(.396) 다음으로 높은 타율(0.382)을 기록하고 있다"며 "6차례 도루도 모두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이 24표를 받아 차지했다. 하지만 볼드윈은 지난달 20일 이후 타율 .173으로 급격한 부진을 겪고 있어 남은 기간 김혜성의 추격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혜성의 활약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동료들의 출신국인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스포츠 매체 풀카운트는 19일 "김혜성을 계속 써야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다저스의 기용법에 아쉬움을 표했다.
풀카운트는 "미국 매체 '다저스 네이션'에서 '김혜성이 더 많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은 사람은 이 게시물을 리트윗하라!'고 호출하자 많은 팬들이 호응했다"고 전했다. 팬들의 반응도 소개했는데 "김혜성을 출장시키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더 기용하자", "엄청 좋아하는 선수다", "이렇게 활약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풀카운트는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타격 폼을 수정해 5월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뒤 타율을 3할 후반까지 올렸다"고 최근 활약에 주목한 뒤 "지난 14일 자이언츠전 선발 이후 3경기를 벤치에서 보냈다"면서 꾸준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을 아쉬워했다.
MLB닷컴 역시 "빅리그 데뷔 이후 다저스는 김혜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30경기 출전 중 12경기에서만 선발로 나와 (교체 없이) 경기를 완주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조건 속에서도 김혜성은 간헐적으로 주어지는 기회를 착실히 살려 자신을 증명하고 있다. 이날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승부처에서 결정적 활약을 펼쳤다. 8번 중견수로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1대 1 동점 상황인 5회 1사 1루에서 우익선상 2루타를 쳐냈다. 풀카운트는 "김혜성의 타구가 시원한 타격음을 냈다"고 묘사했다.
김혜성의 타구는 원래 3루까지 갈 수 있었지만, 공이 펜스를 넘어가며 인정 2루타가 됐다. 김혜성은 후속 타자 달튼 러싱의 2타점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다저스는 9회말 터진 윌 스미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4대 3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386(70타수 27안타)으로 상승했다. 팀 내에서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가뭄에 콩나듯 기회를 얻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더 자주 기용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신인왕 후보로 고평가받는 김혜성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런 외부 시선을 알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