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는 계속 NC파크일 수 있을까(사진=NC)
창원NC파크는 계속 NC파크일 수 있을까(사진=NC)

 

[스포츠춘추]

NC 다이노스가 창원시에 추가 시간을 허용했다. 당초 6월 30일로 못박았던 21개 요구사항에 대한 1차 답변 기한을 연장해 주면서, 창원시로선 일단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창원시가 NC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6월 30일 NC 구단에 따르면, 창원시는 최근 요구사항 이행방안 수립을 위해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NC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NC 관계자는 "창원시가 양해를 구해와 6월 말까지 요청했던 사안에 대한 전달 시한을 유연하게 조정하기로 했다"며 "양측 실무진이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NC가 창원시에 요구한 21개 사항은 시설분야 5건, 접근성 7건, 지역성 극복 3건, 기타 3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원NC파크 관중석 2000석 증설, 2군 연습구장과 선수단 숙소 마련, 대중교통 노선 확대, 주차장 700면 추가 설치, KTX 증편 등이 주요 내용이다. 지역성 극복 방안으로는 연간 13억원 광고계약과 10억원 규모 티켓 구매 지원도 포함됐다.

그러나 시간을 조금 벌었을 뿐, 상황은 여전히 창원시에게 유리하지 않다. NC는 지난 19일 "복수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연고지 이전과 관련한 제안을 받았고, 그중 일부는 저희가 창원시에 제안한 21가지 조건보다 더 나은 내용"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지자체들의 구애는 지난해 KBO리그 1000만 관중 돌파와 내년 지방선거가 배경이다. 현재 KBO와 기존 구단들은 신생 구단 창단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며, 리그 확장보다는 기존 구단의 연고지 이전을 선호하고 있다. 이미 6개 지자체가 구단 유치에 관심을 나타낸 가운데, 최소 2개 지자체가 NC에 연고지 이전시 구단 유치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106만 창원시민과 함께 100만 관중 달성을 염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사진=NC)
‘106만 창원시민과 함께 100만 관중 달성을 염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사진=NC)

반면 창원시는 NC의 요구사항에 대해 계속 난색을 표하고 있다. 21개 요구사항을 모두 이행하려면 어림잡아 1000억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부담을 호소한다.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20%대에 불과하고, 전임 시장의 당선무효로 인한 권한대행 체제라 책임있는 결정권자가 없다는 점도 핑계다.

문제는 NC의 요구 대부분이 창원시가 2011년 구단 유치 당시 했던 약속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일각에서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하는 티켓 단체 구매 같은 항목도 이미 과거에 거론된 적 있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다른 지자체들이 NC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고 하고,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제안하는 마당에 창원시의 '무리하다'는 핑계나 예산 핑계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NC는 창원시와의 협의를 지속하는 한편 다른 지자체들과의 논의도 병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안받은 NC로선 급할 게 없다. 창원시의 답을 보고 결정하면 된다.창원시로서는 충분한 시간을 줬는데도 만족스러운 답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연고지 이전 명분만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시가 NC의 창원 탈출을 막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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