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르나우 전 휴스턴 단장(사진=MLB.com)
제프 르나우 전 휴스턴 단장(사진=MLB.com)

 

[스포츠춘추]

2017년 전자기기를 사용한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불명예 퇴출당한 제프 르나우 전 휴스턴 애스트로스 단장이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구계에서 사실상 영구 퇴출당한 그가 일부 구단주들의 접촉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르나우는 7월 12일(한국시간) '크러시 시티 테리토리' 팟캐스트에 출연해 "2-3개 MLB 구단주들이 내게 연락해서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야구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르나우는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나는 이미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모든 경우에 거절했다. 당시 자금을 모으고 회사를 창업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르나우는 2020년 1월 휴스턴의 2017년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A.J. 힌치 당시 감독(현 디트로이트)과 함께 짐 크레인 구단주에 의해 즉시 해고됐다. MLB 사무국은 그에게 1년간 야구계 활동 금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휴스턴은 홈경기에서 중견수 뒤에 설치한 카메라로 포수의 사인을 해독한 뒤, 타석 근처에서 쓰레기통을 두드려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는 조직적 부정행위를 벌였다. 이른바 '휴지통' 파문이다. 르나우는 이 시스템을 직접 기획하거나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단장으로서 관리 감독 책임을 졌다.

르나우는 2018년 가정폭력 혐의로 MLB 징계를 받은 로베르토 오수나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에 대해선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팬들, 특히 여성 팬들이 어떻게 느낄지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여성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이야기는 했지만, 더 신중히 생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르나우는 2021년 7월 설립한 블루 크로우 스포츠 그룹의 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페인, 체코, 아랍에미리트, 칸쿤에 축구 클럽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팀도 인수했다.

제프 르나우는 휴스턴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각종 논란과 부정행위로 해임됐다(사진=MLB.com)
제프 르나우는 휴스턴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각종 논란과 부정행위로 해임됐다(사진=MLB.com)

르나우는 "내가 잘할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야구계 복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해고 이후 단 한 번도 MLB 경기를 관람하거나 다이킨 파크(휴스턴 홈구장)를 방문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휴스턴 구단에서 초대한다면 기꺼이 가겠다"면서도, "내가 야구장에 가면 주의를 끌 것이고, 팀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르나우는 자신이 해고된 이후에도 휴스턴이 2021년과 2022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2022년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휴스턴은 21세기 들어 어떤 왕조도 따라올 수 없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내가 모든 과정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처음 단계에서 좋은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르나우는 2011년 휴스턴 단장으로 부임한 뒤 과감한 리빌딩과 혁신적인 구단 운영 전략으로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카를로스 코레아 등 여러 스타 선수들을 키워냈다. 이를 통해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부정행위로 자신의 업적과 커리어에 먹칠을 했다.

한편 르나우는 2020년 해고 이후 휴스턴을 상대로 계약 위반을 이유로 2200만 달러(약 308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1년 2월 "견해차를 해결했다"며 소송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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