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마지막 선발 등판을 소화한 소형준(사진=KT)
8일 마지막 선발 등판을 소화한 소형준(사진=KT)

 

[스포츠춘추=수원]

KT 위즈가 국내 에이스 소형준의 선발 등판을 조기 마감했다. 토미존 수술 복귀 후 첫 풀시즌을 치르는 젊은 에이스를 위해 구단이 시즌 전 설정한 130이닝 제한 방침을 실행한 KT다.

소형준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등판으로 소형준은 20경기 선발 121.1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전 구단이 설정한 이닝 제한선에 근접했다.

9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의 이닝 제한에 관해 "구단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시즌 전에 내린 결정이다"라며 "그간의 사례들과 확률적으로 130이닝 정도가 (수술 복귀 후에) 선수에게 좋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 본인도 올해만이 아니라 내년에도 해야 하는데 지켜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소형준은 2023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1년간 재활을 거쳐 지난 시즌 후반기 불펜으로 복귀했다. 올해는 토미존 수술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선발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20경기 등판해 7승 5패 평균자책 3.04로 부상에서 돌아온 투수라곤 믿기 힘들 만한 안정적이고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8일 삼성전에서는 3회까지 1실점으로 비교적 순항했지만, 4회 유격수 권동진의 1루 악송구 실책 스노우볼 여파로 4점을 내줬다. 그럼에도 소형준은 무너지지 않았고, 6회까지 올라와 6이닝을 채우며 선발투수로서 마지막 임무를 완수했다.

수술 후 복귀하는 선수의 워크로드 설정과 어린 유망주 투수들의 이닝 제한은 아직 다양한 이론과 학설이 존재하는 영역이다. 확실하게 100% 검증된 다수설은 없지만, 경기당 100구 안팎으로 투구 제한, 급격한 이닝 증가 자제, 3연투 자제 등은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투수 보호 기준이다.

한국야구에서도 일부 구단에 따라 투수 3연투를 하지 않는 구단도 있고, 선발투수를 시즌 중 한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서 10일씩 휴식을 주는 구단도 있다. 부상이라는 불확실한 변수 앞에서 구단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투수 보호를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으며, KT가 소형준에게 130이닝을 설정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 보호에 대한 구단의 철학을 설명하며 "우리 만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에서 돌아온 뒤 부상으로 또 수술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우리만의 틀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에이스의 선발 등판을 멈춰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였다. 

8일 마지막 선발 등판을 소화한 소형준(사진=KT)
8일 마지막 선발 등판을 소화한 소형준(사진=KT)

소형준은 3~4일 휴식 후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다. 다음 주 초부터는 KT 불펜에서 뛰어나오는 소형준을 볼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의 기용 계획에 관해 "(지는 경기에 내긴) 아깝지 않나. 이기는 경기에 나가야 한다"며 "이길 수 있으면 2이닝도 던질 수 있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있으니까"라고 밝혔다.

소형준은 이미 지난 시즌 후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서 불펜 경험이 있다. 6경기에 등판해 8.1이닝을 던지면서 3실점, 평균자책 3.24로 막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투수로는 기대 이상의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이 감독도 "작년 마지막에 (불펜을) 경험하지 않았나. 그래서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소형준이 빠진 선발 자리는 다른 국내 투수들이 대신한다. 상무 전역해서 돌아온 배제성이 5선발 역할을 이어간다. 또 일찌감치 10승을 달성한 뒤 8월 1일 말소됐던 좌완 오원석도 10일 엔트리 재등록 필요한 기간이 거의 다 돼간다.

이 감독은 "오원석이 페이스를 찾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소형준을 선발에서 뺀 타이밍도 오원석의 복귀에 맞춰서 설정한 KT다. 오원석이 11일 1군에 등판하면 외국인 투수 2명과 고영표, 오원석, 배제성의 선발진에 박영현, 손동현, 소형준 등이 필승조를 구성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KT 위즈는 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허경민(3루수)-안현민(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김상수(2루수)-황재균(1루수)-장진혁(좌익수)-권동진(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로는 엔마뉴엘 데 헤이수스가 등판해 삼성 선발 루이스 가라비토와 맞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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