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야수 박해민(사진=LG)
LG 외야수 박해민(사진=LG)

 

[스포츠춘추=수원]

날씨가 LG 트윈스 박해민의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을 살렸다. 발목 부상으로 555경기 연속 출전 기록 행진이 중단될 위기에 몰렸지만, 이틀 연속 우천 취소가 예상치 못한 회복 시간을 안겨줬다.

염경엽 LG 감독은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해민의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고 한다. 빠르면 이번 주말엔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됐던 KT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뒤 밝힌 내용이다.

박해민은 12일 KT전에서 8회말 수비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대타 오윤석의 중견수쪽 대형 타구를 잡으려 점프했다가 착지 과정에서 펜스에 부딪혔고, 이때 발목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처음엔 부축을 받아 걸어보려 했지만, 심한 통증 탓에 결국 트레이너에게 업혀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병원 검진 결과는 왼쪽 발목 내측 삼각 인대 부분 손상이었다. 그레이드 1과 2 사이 수준으로 결코 가벼운 부상은 아니지만, 부상자 명단에 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여기에 선수 본인의 출전 의지도 워낙 강해 엔트리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엔트리에 있다고 경기 출전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부상 부위 특성상 대주자나 대수비로는 쓰기 어려웠다. 후반 대타 출전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로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하다가 자칫 부상이 만성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박해민이 지난 5일 두산 김재환의 홈런타구를 걷어내고 있다. 사진 | LG
박해민이 지난 5일 두산 김재환의 홈런타구를 걷어내고 있다. 사진 | LG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왔다. 13일과 14일 경기가 연이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자연스럽게 휴식 시간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틀 동안 발목 통증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인대를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벤치에서 대타 기용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염경엽 감독은 "생각보다는 상태가 빠르게 좋아져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본인은 주말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하는데, 웬만하면 무리시키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일단은 대타로 몇 게임 내보내고 다음 주엔 수비도 정상적으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민의 555경기 연속 출전 기록은 KBO리그 역대 7위에 해당한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단연 1위다. 2021년 10월 13일 삼성 라이온즈 시절 광주 KIA전부터 시작된 기록이 3년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크고 작은 부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투지로 경기 출전을 이어온 박해민이다. 

이번에는 발목 부상으로 기록이 끊길 뻔했지만, 연이은 우천 취소가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들어줬다. 주말 인천 SSG전에서 박해민이 대타로라도 나선다면, 555경기 연속 출전 기록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박해민의 투지에 날씨도 감동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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