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손흥민의 MLS 데뷔골이 미국 축구계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24일(한국시간) FC 댈러스전에서 터뜨린 프리킥골을 두고 동료 선수까지 나서서 "루브르박물관에 걸어야 할 작품"이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손흥민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댈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1대 1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양팀 최고인 8.6점을 부여했고, 2주 연속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경기 후 LAFC 수비수 은코시 타파리는 손흥민의 프리킥에 대해 "전날 프리킥 연습을 했는데, 골대 구석 상단을 보더니 마법처럼 공이 정확히 그곳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손흥민의 첫 3경기를 루브르박물관에 걸어야 한다"며 "페널티킥 유도, 어시스트, 골까지. 다음 주에는 뭘 해낼지 모르겠다"고 감탄했다.
MLS 공식 홈페이지도 손흥민의 데뷔골을 "세계적 수준의 놀라운 프리킥"이라고 표현하며 주목했다. 홈페이지는 손흥민을 "한국의 슈퍼스타이자 MLS의 기록적인 영입"이라고 소개하면서 그의 완벽한 데뷔 행진을 조명했다.

손흥민 본인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경기 후 애플티비 플러스 인터뷰에서 "2주가 조금 넘었지만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다"며 "MLS와 LAFC에서 첫 골을 넣어 기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승점 3점을 따내는 것이어서 정말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티브 체룬돌로 LAFC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경쟁자이자 승부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리그에서 많은 선수들이 갖지 못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며 "꼭 필요했던 신선한 바람이자 동기 부여가 되고 있고, 우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손흥민이 합류한 이후 LAFC는 3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서부컨퍼런스 4위(41점·11승 6패 8무)에 올라섰다. 4년 연속 MLS컵 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 확보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이다.
체룬돌로 감독은 "3경기 모두 원정에서 치른 힘든 경기들이었는데 5점을 얻었다"며 "매우 긍정적인 원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데뷔 3일 만에 페널티킥을 유도해 무승부를 이끌었고,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서는 첫 선발 출전과 동시에 첫 어시스트를 기록해 2대 0 승리를 견인했다.
다음 주말 샌디에이고 FC와의 홈 데뷔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선데이 나이트 사커로 중계될 예정인 이 경기에 관해 손흥민은 "일주일 동안 충분히 회복하고 중요한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며 "LAFC에서 첫 홈경기이자 좋은 상대와의 경기라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토트넘에서 10시즌을 보낸 33세 베테랑이 단 3경기 만에 보여준 완벽한 적응력은 2600만 달러(364억원)라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흥민의 미국 정착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