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사진작가를 쳐다보는 로젠탈의 표정(사진=MLB.com 중계화면)
넘어진 사진작가를 쳐다보는 로젠탈의 표정(사진=MLB.com 중계화면)

 

[스포츠춘추]

특유의 보타이 패션과 날카로운 비판으로 유명한 메이저리그 베테랑 기자 켄 로젠탈이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휘말렸다. 14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의 극적인 승리 현장에서 팀 사진작가와 충돌한 뒤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는 비난을 받자, 직접 사과와 함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은 브루어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9대 8로 꺾은 직후 벌어졌다. 로젠탈은 FOX 스포츠 중계진으로 결승타를 친 앤드루 모나스테리오를 인터뷰하던 중이었다. 동료들이 전통적인 물세례를 위해 달려오자 로젠탈이 물벼락을 피하려다 밀워키 구단 사진작가 스콧 파울러스와 충돌해 그를 넘어뜨린 것이다.

문제가 된 건 그 이후 로젠탈의 표정이었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에서 로젠탈은 넘어진 파울러스를 내려다보며 불쾌한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이 영상은 순식간에 바이럴됐고, "품격 없는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을 해명하는 로젠탈(사진=파울 테리토리 방송 화면)
논란을 해명하는 로젠탈(사진=파울 테리토리 방송 화면)

이에 로젠탈은 16일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채널 '파울 테리터리'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해명했다. 로젠탈은 "14일 밤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밀워키 선수들이 앤드루 모나스테리오에게 물을 쏟는 것을 피하려다 사진작가 스콧 파울러스를 우발적으로 넘어뜨렸다"고 운을 뗐다.

로젠탈은 "영상을 봤을 때 내가 얼마나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지 놀랐다"며 "사실 화가 난 게 아니라 당황한 것이었다. 인터뷰를 계속해야 했다. 우리는 생방송 중이었고, 전국 방송이었다. 멈출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로젠탈은 충돌 직후 파울러스에게 손짓으로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지만, 편집된 영상에는 그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풀영상을 보면 로젠탈이 손바닥을 내밀어 사과 표시를 하는 장면이 보인다. 로젠탈은 "끔찍한 기분이었다. 이후 스콧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사과했다"며 "누군가를 넘어뜨리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로젠탈은 파울러스와 수년간 함께 일해온 사이라며, FOX 스포츠가 올해 아메리칸리그 플레이오프를 중계하기 때문에 밀워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않는 한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이번 일에 대해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탈은 미 프로야구 최고의 베테랑 기자로 통하지만 그만큼 유명세도 적지 않다. 지난 시즌에는 매니 마차도를 "깡패 같다"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공작새"라고 비판한 칼럼을 쓴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덕아웃 출입이 금지되고 해당 팀 팬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논란도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 로젠탈이라는 이름값과 안티들의 공세로 필요 이상 커진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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