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등판해 4.1이닝을 소화한 구창모(사진=NC)
선발로 등판해 4.1이닝을 소화한 구창모(사진=NC)

 

[스포츠춘추=창원]

NC 다이노스가 선두 LG 트윈스 마운드의 자멸을 틈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희미했던 가을야구 희망을 되살렸다. 6회 한 이닝에만 6점을 뽑아내며 승리한 NC는 이날 패한 롯데 자이언츠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NC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10대 5로 승리했다.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 쏟아진 기습 폭우로 원래 시간보다 30분 늦춰져 오후 7시에 시작된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 10월 초 재경기를 피하기 위해 1시간 30분의 그라운드 정비 작업을 거쳐 어렵게 성사됐다.

LG의 신인왕 후보 좌완 송승기와 NC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 간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된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2회말 NC가 맷 데이비슨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LG가 3회초 박동원의 동점포와 박해민의 2루타, 신민재의 적시타로 즉시 2대 1 역전에 성공했다.

4회말 NC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서호철과 김형준의 연속안타 후 발목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된 김주원이 대타로 나와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권희동의 우익선상 2루타까지 연결되며 NC가 3대 2로 재역전했다. 5회초에는 LG가 구창모를 공략해 4대 3으로 다시 뒤집었고, 6회초 문보경의 폭투 득점까지 더해져 5대 3으로 2점 차를 벌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6회말이었다. 여기서 LG 불펜의 연쇄 붕괴가 시작됐다. 이정용이 김형준에게 선두 안타를 허용한 후 도태훈을 병살타로 잡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타자주자가 세이프되면서 위기가 이어졌다. 2사 후 최원준의 2루타로 2, 3루 상황이 되자 함덕주로 마운드를 교체됐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함덕주는 제구 난조로 박건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허용했다. 이어 맷 데이비슨과 이우성을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며 5대 5 동점이 됐다. 급하게 콜업된 백승현도 김휘집과 서호철을 연속 밀어내기로 내보내며 5대 7로 NC가 역전했다. 다시 이지강까지 등판했지만 김형준과 도태훈을 또다시 연속 밀어내기로 내보내며 점수는 5대 9까지 벌어졌다.

NC는 6회 한 이닝에만 6득점을 올리며 야구사에 남을 기록들을 작성했다. 6타자 연속 밀어내기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NC가 올해 5월 3일 문학 SSG전에서 세운 5사사구였다. 또한 연속타자 4사구 신기록인 7개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두산이 2021년 9월 11일 잠실 LG전에서 세운 6사사구였다.

승기를 완전히 잡은 NC는 후반부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굳혔다. 7회 전사민, 8회 배재환과 하준영의 무실점 릴레이가 이어졌다. 8회말에는 김휘집이 승리의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터뜨려 10대 5로 점수 차를 확정지었다.

NC 선발 구창모는 부상 복귀 후 최다인 4.1이닝을 소화하며 8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데이비슨은 홈런을 포함한 멀티히트로 2타점을 올렸고, 하위타선의 서호철이 3안타, 김형준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선이 골고루 활약했다. 반면 LG는 선발 송승기가 3.1이닝 9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한 후 불펜진이 차례로 무너지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 승리로 NC는 3연승을 기록하며 65승 6무 67패(승률 0.492)로 이날 패한 롯데 65승 6무 68패(승률 0.489)를 반 경기차로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KT(69승 4무 66패, 승률 0.511)와의 승차도 2.5경기차로 좁히면서 희미해졌던 가을야구 희망을 다시 살렸다. 반면 LG는 83승 3무 52패(승률 0.615)로 이날 경기가 우천순연된 2위 한화와의 승차가 2.5경기차까지 좁혀졌다.

경기 후 이호준 NC 감독은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6회에 빅이닝을 만들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발 구창모는 "1위 팀을 상대하다 보니 타선의 짜임새가 확실히 느껴져 더 섬세하게 준비했다"며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남은 등판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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