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이제 세계 무대로 간다.
허일상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대표팀(10위)은 29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과리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연맹(BFA) '제4회 아시안컵' 조별리그 4차전 스리랑카(19위)와 대결에서 15-1로 5회 콜드 게임 승리를 거두고 조별리그 3승 1패로 일본(1위)에 이어 조2위에 올라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스리랑카에 승리하며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대표팀은 자동적으로 내년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지난 2년 간 흘린 눈물과 땀방울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조별리그 전적 2승 1패로 유리한 고지에서 한 수 아래 스리랑카를 상대한 대표팀은 1회부터 5득점 맹폭을 퍼부었다. 리드오프 안수지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투수 폭투 때 3루까지 밟은 안수지가 박주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대표팀에 첫 승선한 한·일 이중국적 선수 김소하도 이날 8번타자 우익수로 첫 선발출장해 중전 2타점 2루타를 기록하며 국가대표팀 첫 안타를 신고했다.
2회 박주아, 김현아의 연속 적시타와 강정희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추가 3득점하며 8-0으로 크게 앞서간 대표팀은 2회말 바뀐 투수 곽소희가 1실점했지만, 3회부터 다시 추가득점을 만들어내며 리드를 유지했다.
4회에는 짜릿한 홈런이 나왔다. 1사 1,2루에서 9번타자 중견수 윤여빈이 우익선상으로 날린 타구가 예리하게 라인을 타고 가며 빠른 발을 가진 윤여빈이 홈까지 내달려 '인사이드파크 홈런'을 만들어내 12-1이 됐다.
5회 안수지의 적시타까지 묶어 15-1을 만든 대표팀은, 5회말 구원 등판한 손가은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고 5회 콜드게임 승리(10점차 이상)를 챙겼다.
이날 선발투수 김보미가 1이닝 무실점하고 베테랑답게 안정적인 경기 시작을 열어줬고, '막내' 곽소희가 긴장한 듯 첫 이닝에선 부진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3이닝 2탈삼진 1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장단 8안타를 때려낸 타선에선 리드오프 안수지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아 김현아 김소하도 각각 1안타 2타점씩 보탰다.
앞서 대륙별 대회에서 영국(28위), 베네수엘라(4위), 멕시코(6위), 쿠바(9위)가 내년에 열릴 월드컵 예선 티켓을 따냈다. 여기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이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티켓을 확보했고, 남은 A조 경기 결과에 따라 아시아 대륙 두 팀이 추가 합류한다.
이로써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 티켓 획득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 그간 두 차례 동메달(2017, 2023)에 그친 메달 색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오는 31일부터 A조 1, 2위와 슈퍼라운드 일정을 치른다.
한편,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은 2008년 '제3회 월드컵'을 시작으로 총 5차례(2008, 2010, 2016, 2018, 2023) 세계대회에 진출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16년 부산 기장에서 열린 '제7회 월드컵'에서의 6위다. 직전 대회인 2023년 '제10회 월드컵'에선 예선에서 5전 전패하며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