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니모(사진=MLB.com)
브랜든 니모(사진=MLB.com)

 

[더게이트]

냉정한 메이저리그에선 프랜차이즈 원클럽맨 스타도 예외가 없다. 뉴욕 메츠가 2011 드래프트 1라운드 13순위로 지명한 뒤 14년간 한솥밥을 먹어온 베테랑 브랜든 니모를 트레이드했다.

ESPN의 제프 파산,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등 미국 현지 매체는 24일(한국시간) 메츠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니모와 마커스 세미엔의 맞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니모가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하면서 거래가 성사됐으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니모는 프로 입단 이후 메츠 유니폼만 입어온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다. 2011 드래프트에서 메츠에 지명된 뒤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성장해 메츠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고, 2022년에는 8년 1억 6200만 달러(2268억원)라는 거액의 재계약을 맺으며 팀의 미래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메츠는 변화를 택했다.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운영 본부장 체제 출범 이후 메츠는 수비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니모가 그 과정에서 희생양이 됐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외야 수비에서 퇴보한 니모보다 올해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세미엔이 팀에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니모는 올 시즌 타율 0.262에 25홈런, OPS 0.760을 기록했다. 공격 지표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수비 쪽에선 더 이상 플러스 수비수로 평가받지 못했다. 애초 계약 당시엔 중견수였지만 이후 수비력 감퇴로 코너 외야수로 밀려났고, 코너에서 보여준 수비도 평균 이하였다. 

마커스 세미엔(사진=MLB.com)
마커스 세미엔(사진=MLB.com)

텍사스 레인저스의 계산법

텍사스 입장에선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젊은 피를 수혈하는 거래다. 세미엔은 앞으로 3년간 7200만 달러(1008억원)를 받기로 돼 있는데, 니모는 5년간 1억 250만 달러(1435억원)를 받는다. 연봉으로 따지면 앞으로 2년간은 텍사스가 이득이다. 세미엔의 연봉이 2600만 달러(364억원)인 반면 니모는 2050만 달러(287억원)다.

텍사스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코리 시거, 제이콥 디그롬, 네이선 이오발디 등과 함께 2500만 달러(350억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가 네 명이나 되면서 재정 압박도 컸다.

세미엔은 3차례 올스타에 선발된 베테랑이다. 2022년 텍사스에 합류한 뒤 2023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올 시즌엔 타율 0.230에 15홈런, OPS 0.669로 커리어 최저 성적을 기록했지만, 2루 수비에선 여전히 골드글러브급 실력을 인정받았다.

브랜든 니모(사진=MLB.com)
브랜든 니모(사진=MLB.com)

양 팀 모두 바쁜 겨울 예고

이번 트레이드는 양 팀 모두에게 바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메츠는 시즌 막판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코칭스태프를 대거 교체했다. 수비력 보강이라는 목표 아래 세미엔을 영입했지만, 주포 피트 알론소 재계약이 불투명한 만큼 공격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추가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텍사스 역시 니모 영입으로 외야 라인업이 정리됐지만, 투수진 보강과 팀 분위기 쇄신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 기쁨으로부터 2년도 지나지 않아 하위권으로 추락한 만큼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프랜차이즈 스타도 가차없이 트레이드하는 메이저리그의 냉정함이 또 한 번 입증됐다. 14년 동안 한 팀만 지켰던 니모의 텍사스행이 양 팀에게 새 출발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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