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웨스틴조선서울]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부자 MVP’가 탄생했다. 타격 5관왕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2022년 프로야구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신인 최다홀드 기록을 세운 두산 베어스 정철원도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11월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이정후는 유효표 107표 중 104표 를 받는 압도적 지지로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이대호 2표, 안우진 1표). 여기에 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 5개 부문 타이트를 차지해 한 손에 다 들기 어려울 만큼 많은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았다.
이로써 이정후는 한화 류현진(2006년 신인상, MVP), 키움 서건창(2012년 신인상, 2014년 MVP)에 이어 신인상과 MVP를 모두 수상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또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1994년)에 이어 MVP를 수상하며 최초의 ‘부자 MVP’가 되는 역사를 썼다. 키움 구단이 박병호, 서건창 이후 8년 만에 배출한 MVP이기도 하다.
버건디색 수트 차림으로 시상대에 오른 이정후는 “6년전 신인상을 받으러 시상식에 왔을 때 MVP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받게 돼서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어 키움 팬들과 전임 장정석 감독(현 KIA 단장), 손혁 감독(현 한화 단장), 홍원기 감독에게 골고루 감사를 전했다.
“항상 고생 많으신 어머니께 MVP로 효도한 것 같다”고 말한 이정후는 “항상 아버지 아들로 살아왔는데 오늘을 계기로 내 야구인생을 내 이름으로 잘 잘아가겠다. 아버지도 아버지 인생을 어머니와 함께 잘 살아가셨으면 한다. 제가 어머니 옆에서 항상 잘 지켜 드리겠다”고 의젓하게 밝혔다.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은 두산 투수 정철원이 받았다. 정철원은 입단 5년만인 올시즌 두산 필승조로 활약하며 58경기 72.2이닝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 3.10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종전 임태훈의 기록(20홀드)을 넘어 데뷔시즌 최다홀드 신기록도 수립했다.
정철원은 기자단 투표에서 107표 중 74표를 획득해 24표를 받은 한화 김인환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로써 두산은 2010년 양의지 이후 12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두산 소속으로는 역대 7번째 신인왕이다.
정철원은 “경쟁상대인 인환이형이 있어서 더 분발하며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아프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목표로 하다 보니 좋은 상이 따라온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좋게 봐주신 이승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아프지 않고 올해보다 열심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 학교 선배 김광현 형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말했다.
한편 투수 부문 평균자책과 탈삼진 타이틀은 키움 우완 안우진이 차지했다. 올해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를 굳힌 안우진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 전력분석 형들, 트레이너 형들에게 감사하다.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사랑한다. 키움 팬들 덕분에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투수 부문 다승, 세이브, 홀드 타이틀은 LG 트윈스 투수들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16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LG 케이시 켈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도와주신 분들이 아니었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LG 선수라는 점이 자랑스럽고 내게는 특별한 의미”라고 말했다.
42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고우석도 “세이브 기록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해낼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앞과 뒤에서 힘내준 동료들과 LG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35홀드로 홀드 타이틀을 얻은 정우영은 “끝까지 경쟁한 키움 김재웅 선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내년부터 매년 홀드왕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매년 시상식에 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외 승률 타이틀은 KT 위즈 엄상백이, 홈런상은 KT 박병호가, 득점상은 삼성 호세 피렐라가, 도루상은 KIA 박찬호가 받았다. 통합 우승팀인 SSG 랜더스에서는 개인 타이틀 수상자와 MVP, 신인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SSG 선수로는 상무 소속 투수 이원준(승리상)과 상무에서 전역한 최준우(타점상)만이 수상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