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고척]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이 첫 시범경기 등판을 산뜻하게 마무리했다. 속구 제구가 다소 흔들린 점이 아쉬웠지만, 안우진은 득점권 위기에서 나온 탈삼진 행진으로 실점을 막았다.
안우진은 3월 14일 고척돔에서 열린 KT WIZ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안우진은 1회 초 제구 난조로 내준 2사 2, 3루 위기에서 배정대와 상대 153km/h 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2회 초에도 안우진은 문상철에게 안타를 맞고 2루 도루 및 3루 진루를 허용했다. 이어 김준태에게도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 3루 위기를 다시 맞이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오윤석과 손민석을 연달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윤석에겐 130km/h 커브, 손민석에겐 136km/h 체인지업이 헛스윙을 유도한 결정구였다. 이어 조용호까지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한 안우진은 다시 실점 없이 이닝을 틀어막았다.
3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선두 타자 장성우에게 9구 승부 끝에 우중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안우진은 후속 타자 알포드를 2루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마지막 타자 황재균까지 유격수 땅볼로 잡은 안우진은 3회를 끝으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날 안우진은 최고 구속 157km/h 속구(32개)와 최고 구속 148km/h 슬라이더(17개), 그리고 커브(8개)와 체인지업(2개)을 섞어 KT 타선을 막아섰다. 경기 초반 풀리지 않았던 속구 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투구 요소는 긍정적이었다.
투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올해 제대로 실전 투구에 나선 건 오늘인 처음이라 모든 구종을 테스트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변화구 움직임 자체는 괜찮았는데 속구 제구가 지난해만큼 올라온 느낌이 아니다. 시즌 개막 전까지 속구 제구만 잘 잡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특별한 투구 레파토리를 추가하는 것보단 내가 던지고 싶은 곳에 공을 넣는 것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안우진은 2022시즌 30경기(196이닝)에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 2.11 224탈삼진 WHIP 0.95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시즌 224탈삼진 기록이 가장 빛나는 숫자였다.
안우진은 “유리한 카운트로 끌고 가서 변화구만 들어가면 삼진이 잘 나오더라. 득점권 위기 상황일 때는 인플레이 타구 변수가 있기에 항상 삼진을 먼저 생각한다. 개막 로테이션 순서에 맞춰서 최대한 투구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안우진이 투구 페이스를 본격적으로 끌어 올리는 가운데 키움은 국내 선발진 윤곽을 점차 좁히고 있다. 장재영, 최원태, 이승호가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4·5선발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안우진을 뒷받침할 토종 선발진의 활약상도 2023시즌 키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편, 키움은 3회 말 선제 득점에도 불펜진 난조로 한순간 무너졌다. 4회 초 3실점, 6회 초 5실점, 9회 초 3실점을 기록한 키움은 1대 11 완패로 시범경기 2연패에 빠졌다. 키움은 3월 15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에릭 요키시를 선발 마운드에 올려 시범경기 첫 승을 노린다. 또 15일 경기에선 ‘투·타 겸업’에 나서는 장재영이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