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고척]
키움 히어로즈 국내 선발진엔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급 투수만 전담하다시피 상대하는 투수가 있다. 4월 23일 고척 KIA전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펼친 우완 하영민이다.
이날 하영민은 빅리그 풀타임 선발 출신 윌 크로우와 맞대결해, 6이닝 2실점으로 대등한 투구를 선보였다. 하영민의 호투는 키움이 8회 동점을 만들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발판이 됐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다음날인 24일 취재진과 만난 홍원기 감독이 하영민을 칭찬한 이유다.
홍 감독은 “우리 팀이 연승을 달리고 지금 이렇게 잘 버티고 있는 과정에는 하영민의 몫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겨울에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투수 운영에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 말했다.
하영민의 5차례 등판 중에는 쉬운 경기가 거의 없었다. 3월 30일 첫 등판부터가 지난해 챔피언 LG 트윈스가 상대였다. 선발투수도 LG의 국내 에이스 임찬규. 하영민은 여기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4월 5일엔 한화의 특급 에이스 류현진과 상대했다. 류현진의 통산 99승에 온통 관심이 집중된 경기. 하영민은 4실점했지만 5이닝을 꿋꿋하게 버텼고, 키움 타선이 5회에 대폭발 하면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4월 11일에도 SSG 외국인 좌완 로에니스 엘리아스 상대로 5이닝 무실점, 3연승 행진을 달린 하영민이다.
KT 신인투수 육청명과 맞붙은 17일 경기에서 잠시 주춤했지만(4.1이닝 4실점), 23일 KIA전에서 바로 반등하면서 이제는 ‘믿고 보는’ 투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우승팀, 빅리그 출신 투수, 외국인 투수만 골라 상대한 하영민에 관해 홍원기 감독은 “상대 투수의 레벨이나 이름값에 관계없이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이 생긴다. 거기에 밀리지 않고 승리를 따냄으로써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많은 소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하영민이 상대 에이스와 대결에서 승리하면, 키움의 외국인 투수 듀오(엔마뉴엘 데 헤이수스-아리엘 후라도)는 상대적으로 쉬운 투수와 매치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팀의 승리 확률은 높아진다. ‘에이스 전담’ 하영민의 존재가 키움의 시즌 운영 전략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키움은 24일에도 주전 2루수 김혜성이 없는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른다. 이용규(좌)-로니 도슨(중)-송성문(2)-최주환(1)-이원석(지)-고영우(3)-김휘집(유)-김재현(포)-주성원(우) 순으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김혜성은 어깨 통증으로 18일 이후 경기 출전 없이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
홍 감독은 “김혜성은 오늘 출전 대기 명단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경기 전 훈련도 100% 하는 게 아니라 상태를 점검하는 정도다. 100%가 돼서 훈련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김혜성의 현재 몸 상태를 설명했다.
홍 감독은 “타격은 민감해서 100% 컨디션으로 쳐도 10번 중에 세 번 안타를 치면 잘했다고 한다. 어딘가 좋지 않고 불편하면 타석에서 상당히 신경이 쓰일 거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완전한 몸 상태로 타석에 들어가는 게 본인과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