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에 패하며 최악의 시즌을 마감했다. 외신들은 재정적 타격과 함께 루벤 아모림 감독의 팀 재건 작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맨유는 5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에 0대 1로 패하며 35년 만에 두 번째로 유럽 대회 진출권을 놓쳤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로리 휘트웰과 마크 크리칠리 기자는 "맨유가 반세기 넘게 경험한 적 없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며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재 16위에 머물며 역대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37경기에서 10승 9무 18패로 승점 39점에 그쳤는데, 이는 이전 3시즌이었다면 강등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가장 큰 타격은 재정적 손실이다. 크리칠리 기자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로 최소 8000만 파운드(약 148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유로파리그 우승과 챔스리그 진출로 얻을 수 있었던 상금과 중계료 수입이 모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디다스와의 스폰서 계약에서 1000만 파운드(약 185억원)의 페널티 조항이 발동되는 것도 타격이다.
프리미어리그 순위 하락으로 인한 추가 손실도 막대하다. 16위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지난 시즌 8위였을 때보다 약 2240만 파운드(약 415억원)를 덜 벌어들이게 된다.
아모림 감독의 앞길에도 먹구름이 꼈다. 아모림은 경기 후 "이사회와 팬들이 내가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바로 위약금 협상 없이 떠나겠지만, 사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팀에 남더라도, 재정난으로 인해 원하는 선수 영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휘트웰 기자는 "울브스의 마테우스 쿠냐, 입스위치의 리암 델랍과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없이는 매력적인 선수들을 영입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맨유의 재건을 위해서는 선수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크리칠리 기자는 "맨유는 선수 판매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회수하지 않으면 많은 돈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든 산초, 안토니 등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계약 정리 협상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장인 브루노 페르난데스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휘트웰 기자는 "페르난데스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실제로 거액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페르난데스는 "구단이 돈 때문에 나를 떠나보내려 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며 "축구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형 로베르토도 인스타그램에 "형이 구단에게 버림받았다"는 비판적 메시지를 올렸다.
맨체스터에서 열린 팬 관람 행사에서는 짐 래트클리프 구단주와 아브람 글레이저가 화면에 나타났을 때 1000명의 직원과 가족들로부터 야유가 터져나왔다. 휘트웰 기자는 "행사 후 분위기가 매우 침울했다"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가 지난 12년간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낭비했다"며 "아모림 감독에게는 아마 2-3년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인내심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