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엠마뉴엘 토마스(사진=BBC 방송화면)
제이 엠마뉴엘 토마스(사진=BBC 방송화면)

 

[스포츠춘추]

전 아스널 소속 축구선수 제이 엠마뉴엘 토마스가 대규모 마약 밀수 사건에 연루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첼름스퍼드 크라운 법원은 6월 6일(현지시간) 엠마뉴엘 토마스에게 대마초 밀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9개월을 복역한 엠마뉴엘 토마스는 1년 7개월을 더 복역한 후 가석방될 예정이다.

알렉산더 밀스 판사는 법정에서 "당신은 이제 축구선수가 아니라 범죄자로 기억될 것"이라며 "모든 걸 던져버린 축구선수"라고 엄중히 질책했다.

검찰에 따르면 엠마뉴엘 토마스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여자친구인 야스민 피오트로프스카(33)와 그녀의 친구 로지 롤랜드(28)를 이용해 태국에서 영국으로 대마초 60㎏을 밀수하려 했다. 이는 시가 60만 파운드(약 8억4000만원) 상당에 해당한다.

두 여성은 지난해 9월 2일 태국 방콕에서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비즈니스석으로 이동하며 4개의 가방에 진공포장된 대마초를 숨겨 운반했다. 하지만 국경수비대의 검색에서 발각됐다.

데이비드 조스 검사는 법정에서 엠마뉴엘 토마스가 "프로 축구선수 신분을 이용해 여성들을 기만했다"며 "태국 여행비 전액과 현금 2500파운드(약 350만원)를 미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자신은 밀수 성공의 대가로 5000파운드(약 700만원)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엠마뉴엘 토마스의 휴대폰 분석 결과가 결정적 증거가 됐다. 그는 피오트로프스카가 공항에서 검색당하자 "우리 대화 기록을 다 지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9월 5일에는 런던 동부 스트랫퍼드로 이동해 자신의 휴대폰을 새 것으로 교체하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하지만 9월 18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인근 자택에서 결국 체포됐다.

반면 두 여성에 대한 기소는 취하됐다. 수사 결과 이들이 대마초가 아닌 금을 운반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엠마뉴엘 토마스는 아스널 유스팀 출신으로 16세에 FA 유스컵 우승을 이끌었던 유망주였다. 당시 팀동료로는 훗날 잉글랜드 대표팀 핵심이 된 잭 윌셔도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아스널을 떠난 후 입스위치 타운, 브리스틀 시티, 퀸즈 파크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부침을 겪었다. 인도와 태국 리그에서도 뛰었던 그는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 2부리그 그리녹 모턴에 합류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변호인 알렉스 로즈는 "소속팀이 없는 상태에서 심각한 생활고를 겪으며 유혹에 넘어갔다"며 "스코틀랜드 이주 과정의 어려움이 범행 배경"이라고 변호했다.

엠마뉴엘 토마스는 법정에 제출한 자필 편지에서 "지난 1년이 내 인생 최악의 시간이었다"며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딸이 교도소로 면회 온 걸 본 게 가장 힘들었다"며 "딸이 걸어 들어오는 모습에 가슴이 찢어졌다. 딸한테 이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하소연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대마초 밀수죄의 최고형은 징역 1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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