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고(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고(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눈엣가시인 5명의 선수들에게 '오후 5시 이후에만 훈련하라'는 기막힌 지시를 내렸다. 루벤 아모림 감독과 주전 선수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야 훈련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래도 안 나가?'라는 메시지가 담긴 노골적인 압박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7월 15일(한국시간) "맨유가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든 산초,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안토니, 티렐 말라시아 등 5명에게 이번 주부터 캐링턴 훈련장에 복귀하라고 지시했지만, 단 오후 5시 이후에만 허용한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감독과 다른 선수들이 퇴근한 이후에 나오라고 하는 건 대놓고 나가달라는 주문이다. '당신들은 우리와 함께 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이보다 더 노골적으로 보낼 수 있을까 싶다.

이런 극단적 조치가 나온 배경에는 양측의 실랑이가 있다. 앞서 이들 5명은 '새 팀을 찾을 여유를 주겠다'는 명목으로 추가 휴가를 받았지만, 지난주부터 하나둘 훈련장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래시포드는 지난주 여러 차례 피트니스 트레이너와 함께 개인 훈련을 소화했고, 목요일에는 가르나초도 함께 나타났다.

유소년팀만 남아있는 시간을 골라서 왔지만, 알아서 나가줬으면 싶은 선수들이 계속 훈련장에 얼굴을 비추자 맨유가 아예 시간대를 나눠버리는 격리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래도 안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지시에 따르면 래시포드 등 5명은 아모림 감독과 1군 선수들의 단체 훈련이 모두 끝난 뒤에만 훈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이번 주말 1군이 스톡홀름으로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떠나는 동안에도 캐링턴에 나와 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입지가 줄어든 래시포드(사진=래시포드 SNS)
입지가 줄어든 래시포드(사진=래시포드 SNS)

맨유가 이처럼 다급한 이유는 명확하다. 아모림 감독은 이들 5명을 여름까지 내보내고 그 돈으로 새 선수를 영입하길 원한다. 이미 울버햄튼에서 마테우스 쿠냐를 6250만 파운드(약 1165억원)에 데려왔고, 브렌트포드의 브라이언 음뵈모 영입도 추진 중이다.

아모림은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센터백 외에도 안드레 오나나의 햄스트링 부상(6주 결장 예상)으로 골키퍼 영입까지 고려하고 있어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언론플레이까지 시작됐다. 맨유는 "5명 모두 팀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며 선수들이 이적을 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선수들은 "그런 말 한 적 없고 정상적으로 7월 7일 훈련 복귀할 생각이었다"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맨유는 화요일 시카고로 출발해 에버턴, 본머스, 웨스트햄과 친선경기를 치른 뒤 8월 9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피오렌티나와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를 갖는다. 문제는 이 모든 일정에서 5명의 퇴출 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속 따로 훈련만 시킬 것인지, 아니면 어느 순간 팀에 합류시킬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8월 말 이적시장 마감까지 래시포드 등 5명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는 오리무중이다. 맨유의 '이래도 안 나가?' 압박이 통할지, 아니면 선수들이 끝까지 버틸지는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