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키움이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개막 당시 1선발 케니 로젠버그를 아예 방출하고 일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경험 많은 좌완을 선택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30일 케니 로젠버그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투수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C.C 메르세데스를 총액 28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적료를 포함한 금액이다.
키움의 외국인 투수 자리는 올 시즌 내내 말썽이었다. 로젠버그가 6월 부상으로 6주간 이탈하면서 단기 대체 선수로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지만, 웰스는 구단의 재계약 요청을 고사하고 한 달 만에 떠났다. 결국 또다른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한 결과 메르세데스와 계약에 이르렀다.
메르세데스는 2012년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한 뒤 2017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아시아 무대에 발을 들였다. 이후 일본에서만 7시즌을 보냈다.
일본에서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요미우리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총 126경기에 등판해 709.1이닝을 소화하며 37승 44패, 평균자책 3.10을 기록했다. 올해는 타이완(대만) 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즈에서 14경기에 나서 6승 3패, 평균자책 2.57의 성적을 올렸다.
188cm, 82kg 체격의 메르세데스는 속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압도적인 구위보다는 경기 운영 능력과 안정적인 제구가 강점인 좌완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허승필 키움 단장은 "메르세데스는 일본과 타이완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로 아시아 야구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 KBO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본에서 오랜 기간 선발투수로 뛰면서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준 만큼 선발진에 안정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는 일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했다. 2018년에는 요미우리에서 13경기 9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2.05의 호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롯데에서는 21경기 12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 2.71을 기록했다.
올시즌 투수진 붕괴 속에 3년 연속 리그 최하위 추락한 키움은 아시아 경험이 풍부한 메르세데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라울 알칸타라와 함께 메르세데스가 원투펀치로 긴 이닝을 버텨주면 불펜진과 젊은 투수들이 숨쉴 공간이 생긴다.
메르세데스는 비자 발급 등 행정절차를 마친 뒤 이르면 8월 초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