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관계사 거래(APT) 규정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다고 BBC가 9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양측은 공동 성명을 통해 맨시티가 "현행 APT 규정이 유효하고 구속력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2023년 프리미어리그가 차단했던 맨시티의 에티하드 항공 후원 계약이 재심사받을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여전히 '공정 시장가격' 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BBC는 전했다.
이 분쟁은 맨시티의 자본력을 둘러싼 논란에서 시작됐다. 2008년 아부다비 왕족이 맨시티를 인수한 뒤 천문학적 투자로 강팀을 만들어왔지만,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돈으로 우승을 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는 2021년 사우디 자본의 뉴캐슬 인수 이후 APT 규정을 도입했다. 구단주와 연결된 회사가 시장가격을 초과하는 후원금을 주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맨시티는 이 규정이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실제로 2023년 에티하드 항공과의 새 후원 계약이 '공정 시장가격'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단당했다. 맨시티는 "이 규정 자체가 불법"이라며 법정 투쟁에 나섰다.
지난해 첫 번째 중재에서 맨시티는 부분 승리를 거뒀다. 독립 패널이 "주주 대출도 똑같이 규제해야 한다"며 APT 규정의 일부 조항이 불법이라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는 2024년 11월 규정을 수정해 재투표에 부쳤지만, 맨시티와 뉴캐슬, 노팅엄 포레스트, 아스톤 빌라가 반대했다. 맨시티는 수정된 규정도 여전히 문제가 있다며 올해 초 새로운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
이번 합의로 양측은 수년간 이어진 값비싼 법적 분쟁을 마무리하게 됐다. BBC의 댄 로언 에디터는 "리그 관계자들과 대부분의 클럽들은 경쟁 균형과 공정성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APT 규정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게 된 것을 안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맨시티의 진짜 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15개의 재정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한 판결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의 각종 재정 조작 의혹으로, 유죄 시 승점 감점이나 강등까지 가능하다.
맨시티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9개월 전 종료된 독립 위원회 청문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양측 모두 이번 APT 합의가 115개 혐의 사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합의가 맨시티의 완전한 승리인지, 아니면 양측이 모두 한 발씩 물러선 것인지는 해석에 따라 다르다. 확실한 건 영국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던 분쟁이 일단락됐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