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택과 김민식(사진=스포츠춘추 DB)
한승택과 김민식(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호랑이의 해, 왕좌를 노리는 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로 안방을 보강할까.

일단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건 분명하다. 장정석 단장은 김종국 감독 취임식에서 “보강에는 끝이 없다.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다른 구단과 포수가 포함된 트레이드 논의를 주고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단장(사진=KIA)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단장(사진=KIA)

올겨울 KIA는 FA(프리에이전트) 나성범-양현종 영입에 253억 원을 쏟아부어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여전히 군데군데 약점이 남아 있다.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포지션이 안방이다. 지난해 KIA 포수진의 OPS는 0.611로 10개 팀 중에 9위(NC 0.610)에 그쳤다. 김민식이 타/출/장 0.220/0.336/0.288로 멘도사 라인에서 헤맸고 한승택도 0.217/0.321/0.296으로 타율과 장타율을 구분하기 힘든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포수 수비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한승택은 블로킹과 도루저지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김민식도 리그 중위권 기록을 냈다. 다만 두 선수 다 한 시즌을 온전히 책임질 만한 주전포수로서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포수 약점은 곧 하위타선의 약점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또가 왔어도 타선 한 자리를 지명수비수로 채워갖고는 공격력 극대화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KIA가 FA 시장에서 포수를 데려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 영입은 없었다. 대신 KIA는 트레이드를 통한 포수 보강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포수 뎁스가 두터운 팀의 ‘2번 포수’가 트레이드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떨어진다. 거론되는 포수들의 공격력과 수비력이 KIA 기존 포수들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가질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공연히 주전도 아니고 백업도 아닌 애매한 포수 머리수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KIA의 타깃은 고만고만한 포수보다 확실한 주전급 포수일 가능성이 크다. 젊고 중심타선에 들어갈 만한 공격력을 갖춘 포수로, 데려만 온다면 확실한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포수라야 영입한 보람이 있다. 마침 수도권 팀에는 특정인의 편견 때문에 시즌 후반부터 소외당한, 그러나 정상적인 팀이라면 주전으로 100경기 이상 중용할 만한 포수가 있다.

올 시즌 뒤 어차피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기에, 원소속팀 입장에서도 카드만 맞는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구단의 특수한 사정상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는 불가능하지만, 젊은 내야수와 지명권 등을 활용해 다시 카드를 맞추면 성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포수 영입이 여의치 않으면 또 다른 약점인 코너 내야 보강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KIA는 우승을 차지한 2009년, 2017년에도 포수 공격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2009년엔 OPS 0.678의 김상훈이 주전이었고 2017년에는 0.577짜리 김민식으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한승택-김민식 콤비의 포수 수비가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만큼, 포수 대신 다른 약점을 보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KIA 새 수뇌부가 과감하면서도 합리적인 태도로 전력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