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시타자로 행사에 참석한 광주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정병문 원장(사진 왼쪽)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휠체어 장애인 전용 창구(사진 오른쪽)(사진=KIA, 스포츠춘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시타자로 행사에 참석한 광주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정병문 원장(사진 왼쪽)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휠체어 장애인 전용 창구(사진 오른쪽)(사진=KIA, 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광주]

KIA 타이거즈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뜻깊은 시구·시타 행사를 진행했다.

최근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장애인 이동권 보장 문제와 관련해 이달주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시구, 정병문 광주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원장이 시타를 맡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뜻을 알렸다.

KIA 관계자는 “최근 장애인 이동권과 배리어 프리(Barrier Free)가 이슈라, 정병문 원장을 초대했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복지라는 의미에서 이달주 국장을 시구자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광주시에서 교통 편의를 이용하기가 어려운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책임지는 광주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서울시 지하철 출퇴근 시위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이슈가 주목받는 가운데 정 원장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타 행사를 마친 정 원장은 스포츠춘추와 만나 “이런 좋은 시타 기회를 주신 타이거즈 구단에 감사드린다. 야구장에 찾아오신 많은 팬이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실 수 있는 순간이 됐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스포츠춘추가 보편적인 인권이자 권리인 장애인 이동권의 보장을 강조하는 정 원장의 얘길 직접 들어봤다.

평등하고 동등한 장애인 이동권 강조한 정병문 원장 "야구장 모든 공간이 '배리어 프리'로 탈바꿈하길 소망"

정병문 원장은 장애인 팬들에게 '직관 장애물' 없는 야구장이 만들어지길 소망했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정병문 원장은 장애인 팬들에게 '직관 장애물' 없는 야구장이 만들어지길 소망했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교통약자 지원센터, 다소 생소한 단체다.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 

광주광역시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교통 약자들을 위해 특수 리프트가 설치된 차량 116대를 운영 중이다. 또 개인 택시를 임차해 총 92대 택시 차량도 운행하고 있다. 사실 이 차량 숫자도 수요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다. 조만간 바우처 택시 제도를 도입해서 교통약자들이 언제든지 계약된 우리 기관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최근 국가적인 이슈가 된 장애인 이동권 보장 개념이 먼저 떠오른다. 

이동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보편적인 인권이고 권리다. 장애인들은 이동이 자유롭지 않으면 생존권과도 맞물려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할 권리인데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나 실질적인 정책 적용 등에선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일반 휠체어에서 전동 휠체어로 변화함에 따라 장애인 교통 인프라도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최근 전동 휠체어가 많이 보급되면서 휠체어 크기와 무게가 과거 일반 휠체어와 비교해 굉장히 달라졌다. 지하철, 버스, 인도 등 달라진 휠체어 환경을 감당할 장애인 이동 인프라 형성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전동 휠체어에 사람이 타면 보통 200kg가 넘을 수밖에 없다. 예전에 지하철에 설치된 장애인 리프트 시설로 움직이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리프트 추락 사망 사고가 최근 들어 잦아진 거다. 또 계단이 없는 저상버스 숫자도 여전히 부족하다. 아무래도 저상버스 가격이 비싸기에 보급률이 저조한 편이다. 국가에서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정책 보조를 하면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나서야 한다. 

야구장에서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 오래된 야구장의 경우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 팬들의 관전이 쉽지 않다. 

야구장 안에서 장애인 팬들의 이동권도 마찬가지다. 최근 지어진 신축 야구장은 소위 말하는 장애인 ‘배리어 프리’ 환경이 나름대로 갖춰져 있다. 하지만, 오래 전 지어진 구축 야구장은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 팬들이 관전하기엔 쉽지 않은 구조다. 그래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장애인 팬들이 관전석까지 이동하는 길이 굉장히 편한 편이다. 야구장이 지어질 때부터 그런 부분을 잘 고려해 이동 동선을 만든 것으로 안다. 다른 오래된 야구장들과 비교해서는 분명히 환경이 낫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어떤 점인가.

장애인 관전석으로 향하는 이동 경로뿐만 아니라 야구장 모든 공간이 ‘배리어 프리’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애인이 단순히 경기 관람 말고도 다른 공간에서 일을 한다거나 볼일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계단만 있는 이동 통로가 아니라 슬로프가 함께 설치돼야 한단 뜻이다. 처음에 구조물을 만들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가 동등하게 사용 가능한 구조가 돼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무의식적으로 구분하는 시선 자체가 문제인 듯싶다.

가장 마음 아픈 건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향한 주변의 일부 시선이다. 장애인의 불편함은 우리와 관계없는 문제라는 일부 인식이 있지 않나. 결국, 그런 시선은 장애인은 자신과 다른 사회의 주변이라는 의미다. 동등하고 평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 권리를 못 누리는 장애인들을 방관한다면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라고 볼 수 없다. 

특혜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절규로 느껴진다.

야구장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팬들이 남들보다 좋은데서 야구를 보자는 뜻이 아니다. 장애인 팬들도 ‘직관’을 하고 싶을 때 혼자서도 와서 이동 장애물 없이 남들과 똑같이 즐겁게 야구를 보고 싶을 것뿐이다. 이런 부분을 우리 사회가 잘 배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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