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스포츠춘추]

외계인이 나타났다. 그런데 외계인이 사라진 야구팀 현대 유니콘스 헬멧을 쓰고 있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가 외계인을 신봉하는 종교집단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를 연출한 노덕 감독이 넷플릭스 ‘인간수업’의 진한새 작가와 함께 만들었다.

공개된 포스터와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외계인의 비주얼이 눈길을 끈다.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디자인이다. 외형 자체는 회색 피부에 작은 머리와 큰 눈이 전형적인 SF 속 외계인의 모습이다. 스마트폰의 이모티콘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이다. 그러나 외계인이 야구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은 낯설다. 헬멧에는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추억의 야구팀 현대 유니콘스 로고가 새겨져 있다. 

전여빈과 나나가 주연한 '글리치'에는 야구 헬멧을 쓴 외계인이 나온다(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전여빈과 나나가 주연한 '글리치'에는 야구 헬멧을 쓴 외계인이 나온다(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외계인이 쓴 야구헬멧은 실제 현대 선수들이 사용한 헬멧과는 다른 디자인이다. 현대 유니콘스 헬멧은 검은 바탕에 초록색 로고를 노란 테두리로 감싼 형태였다. 반면 ‘글리치’ 속 외계인의 헬멧은 밝은 초록색 바탕에 노란색 로고다. 현대는 이런 헬멧을 착용한 적이 없다. 

굳이 따지면 1996년 창단 준비 기간 임시로 사용한 헬멧이나, 전신인 태평양 돌핀스 시절 헬멧 디자인에 가깝다. 고증 오류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실제와는 다른 디자인을 채용했는지 궁금증이 생기는 대목이다.

현대 유니콘스 실제 헬멧 디자인. 가운데 염경엽(현 해설위원)이 쓴 헬멧이 그나마 드라마 속 헬멧 디자인에 가깝다(사진=현대 유니콘스)
현대 유니콘스 실제 헬멧 디자인. 가운데 염경엽(현 해설위원)이 쓴 헬멧이 그나마 드라마 속 헬멧 디자인에 가깝다(사진=현대 유니콘스)

외계인이 쓴 헬멧이 두산도 LG도 KIA도 아닌 왜 하필 현대 유니콘스인지도 의문이다. 2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나온 설명을 종합하면, 외계인의 실존 여부는 관객의 해석에 달려 있다. 노덕 감독은 “외계인은 실제로 존재하는 우주선을 타고 내려온 존재라기보다는 지효의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보이는 존재”라고 밝혔다. 

실제 공개된 트레일러에는 외계인이 편의점 구석에서 지효를 지켜보고, 지효가 이를 의식하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외계인이 실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효의 과거 기억과 경험이 뒤섞여 만든 환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외계인은 다변화되고 이중적인,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존재”라고 설명한 노덕 감독은 “믿음과 신념은 제작 초기부터 작품의 핵심 키워드였다. 실존보다 믿음이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전작 ‘특종: 량첸살인기’에서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갔던 감독이 이번 작품에선 외계인 미스터리를 통해 ‘믿음’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트레일러의 한 장면(사진=넷플릭스 코리아)
트레일러의 한 장면(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주인공 지효의 인물 소개에서도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지효는 겉보기엔 안정적 직장과 든든한 부모,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는 평범한 인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효에겐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중학생 때 잠깐이지만 실종됐던 경험이 있고, 그때 외계인을 만났던 것 같은 흐릿한 기억이 남아 있다. 하지만 그게 실제 경험인지 아니면 환각인지가 확실치 않아 괴로워하던 와중에 남자친구의 실종을 계기로 모험을 시작한다. 

지효의 중학교 시절 경험과 실종된 남자친구,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 헬멧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글리치’는 오는 10월 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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