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존을 체크하는 로봇심판의 상상도(사진=Bing AI)
스트라이크 존을 체크하는 로봇심판의 상상도(사진=Bing AI)

 

[스포츠춘추]

KBO가 로봇심판, 피치클락 관련 세부 운영 규정을 확정했다.

* KBO는 1월 24일 2024년 제1차 실행위원회(단장회의)를 열고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및 피치 클락(시범 운영)에 대한 세부 운영 규정을 확정 발표했다.
* ABS는 좌우 양 사이드를 2cm씩 확대해 적용하는 게 골자다. 포수의 포구 위치에 관계없이 좌우, 상하 기준을 통과했는지에 따라 스트라이크가 결정된다.
* 피치클락은 ‘한국식’ 기준을 적용한다. 주자 없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20초인 메이저리그와 달리 무주자시 18초, 유주자시 23초의 시간제한이 주어진다.

이날 실행위는 ABS와 피치클락 관련 세칙을 다듬는 데 대부분의 회의 시간을 할애했다. 우선 ABS의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2cm씩 확대해 적용한다. 이날 실행위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는 “기존 인간 심판이 보던 크기와 비슷하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KBO는 “이 같은 설정은 규칙상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ABS의 정확한 판정으로 볼넷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존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며 “심판과 선수단이 인식하고 있는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과 최대한 유사한 존을 구현하기 위한 조정이며, MLB 사무국이 마이너리그에서 ABS를 운영할 때 양 사이드 2.5cm씩 확대 운영한 사례 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상하단 기준은 홈 플레이트의 중간 면과 끝면 두 곳에서 공이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하여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포수 포구 위치, 방식 등에 상관없이 좌우, 상하 기준을 충족하여 통과했는지에 따라 스트라이크를 판정한다. 이에 따라 포수 ‘프레이밍’의 가치가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상하단 높이는 선수별 신장의 비율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상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27.64% 위치가 기준이 된다. 이 비율은 기존 심판 스트라이크 존의 평균 상하단 비율을 기준으로 했다. 실행위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는 “원래는 시즌 초 각 타자의 타격폼을 기준으로 높이를 설정해 시즌 내내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신장 기준이 현재 기술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BO는 “지난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ABS를 시범 운영하며 선수단과 심판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점을 개선해 왔다. ABS 도입을 준비하며 각 팀 감독회의, 운영팀장회의 및 실행위원회를 비롯하여 전문가 자문회의, ABS를 경험했던 선수단 설문조사, MLB 사무국과 데이터 공유 및 논의 등을 통해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피치클락은 올해 전반기 시범 운영한다(사진=Bing AI)
피치클락은 올해 전반기 시범 운영한다(사진=Bing AI)

이날 실행위는 피치클락 도입에 따른 시행 세칙도 확정했다. KBO는 “리그에 적합한 피치클락 규정 적용을 위하여 지난해 KBO 리그 투수들의 평균 투구 인터벌 조사 등 세부 지표를 분석하여 KBO 피치클락 규정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피치클락을 ‘시범운영’할 예정인 1군 경기에선 위반에 따른 볼·스트라이크 등의 제재를 적용하지 않고 경고가 부여된다. 또한 견제 제한 등 투구판 이탈 제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는 전체 규정이 적용된다.

투구 간 시간제한은 주자가 누상에 없을 시 18초, 있을 시 23초를 적용한다. 각각 15초, 20초를 적용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한국식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하며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가 남았을 때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수비 측에는 볼, 공격 측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피치클락 규정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타자의 타임 횟수는 타석당 1회로 제한한다. 또 수비팀에게는 ‘투구판 이탈 제한 규정’이 적용된다. 견제 시도, 견제구를 던지는 시늉, 주자가 있을 때 투구판에서 발을 빼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수비팀의 타임 요청, 허용되는 시간 외의 포수의 포수석 이탈·투수의 공 교체 요청 등도 투구판 이탈로 간주한다.

투구판 이탈은 타석당 세 차례까지 허용되며, 네 번째 이탈 시에는 보크가 선언된다. 즉 한 타석당 견제구는 세 번까지만 허용된다는 의미다. 단, 네 번째 투수판 이탈로 아웃을 기록하거나 주자가 진루할 경우에는 보크가 선언되지 않는다. 누적된 투수판 이탈 횟수는 한 주자가 다른 베이스로 진루하면 초기화된다.

KBO는 “ABS와 피치클락의 시행 세칙이 확정됨에 따라 새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선수단의 빠른 적응을 위한 안내 자료 배포 및 설명회 개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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