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U-18 부주장 최준영, 최준영의 삼촌 영화배우 강동원(사진=스포츠춘추)
FC 서울 U-18 부주장 최준영, 최준영의 삼촌 영화배우 강동원(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용산]

최준영(16·오산고등학교 2학년)은 FC 서울 U-18 부주장이다. 서울은 최준영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대주로 평가한다.

최준영은 2018년 3월 26일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상을 받았다. 차범근 축구상은 2018년부터 대상을 폐지했다. 그해부터 베스트 11과 최우수여자선수상, 최우수지도자상만 시상한다. 학생선수 간 우열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대상 수상자’란 자부심을 주고자 내린 결정이다.

최준영은 2018년 9월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수상자로 팀을 꾸려 치른 독일 분데스리가 유소년팀과의 원정 친선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에 날카로운 킥력을 뽐냈다. 그는 '팀 차붐'의 세트피스 키커를 도맡았다. 최준영은 희소성 있는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로 빌드업에 능하다는 평가다. 

최준영은 평일 오전 8시에 등교해 오후 4시까지 학교 수업을 받는다. 이후 2시간 이상 훈련하면서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주말엔 주말 리그에서 한 주간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서울의 홈경기가 있는 날엔 볼 보이로 1군 선수들의 활약을 바로 앞에서 확인하고 있다. 1년 365일 쉴 틈 없이 내달리고 있다.

최준영은 한국 최고 영화배우의 큰 관심을 받는 선수다. 영화배우 강동원이 최준영의 삼촌이다. 스포츠춘추가 최준영을 만났다.


FC 서울 ‘특급 유망주’ 최준영 “김민재, 김영권 두 선배의 장점 두루 갖춘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차범근 축구상은 2018년부터 대상을 폐지했다. 2018년부터 최고의 학생선수로 인정받은 이는 베스트 11 상을 받는다. 최준영(사진 맨 왼쪽)은 2018년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상을 받았다(사진=대한축구협회)
차범근 축구상은 2018년부터 대상을 폐지했다. 2018년부터 최고의 학생선수로 인정받은 이는 베스트 11 상을 받는다. 최준영(사진 맨 왼쪽)은 2018년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상을 받았다(사진=대한축구협회)

FC 서울 U-18 부주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기대가 아주 큰 선수라고 들었습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한국 최고일 거예요. 어릴 적부터 공차면서 노는 걸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엔 매일 축구를 즐겼죠. 축구를 정식으로 시작한 건 초교 4학년 때였어요. 그때부터 장래 희망엔 꼭 ‘훌륭한 축구 선수’를 적습니다. 

보통 국가대표를 적지 않습니까. 

축구를 잘하는 걸 넘어서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선배 모두 축구만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실력 못지않게 인성도 완벽한 분들입니다. 많은 이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요. 학생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프로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선배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지금 고등학교 2학년 맞죠?

K리그 최고 명문 서울 U-18 부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오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죠. 인터뷰한다고 해서 준비 많이 했어요. 제 말 한마디가 서울과 오산고를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축구는 기본으로 잘하고 인성까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2018년엔 ‘팀 차붐 2기’로 뽑혀서 독일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팀 차붐 2기’는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한 베스트 11이 주축이었는데요. 어릴 적부터 남다른 재능이었다는 겁니다. 그라운드에선 어떤 선수입니까.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경기에서 패한 날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승리욕이 강하고요. 형들과 부딪혀도 절대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라운드 안에선 선·후배가 없는 거잖아요. 감독, 코치님들이 그런 부분을 좋게 평가해주십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 핵심 김민재를 떠올리면 될까요. 

김민재 선배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선수입니다. 우러러보는 선배죠. 체격 조건부터 실력까지 모든 게 완벽해요. 꼭 닮고 싶습니다. 

왼발잡이 수비수로 알고 있습니다. 김민재와 대표팀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김영권이 왼발잡이 수비수이지 않습니까. 

김영권 선배 경기 영상을 챙겨보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김영권 선배는 정말 영리하세요.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과 공의 흐름을 미리 파악해서 공격을 차단하죠. 무엇보다 빌드업 능력이 대단합니다. 한국에선 비교할 선수가 없을 정도예요. 김영권 선배처럼 상대의 공을 빼앗았을 때 위협적인 공격의 시작을 도맡고 싶습니다.


오전 8시 등교해 오후 4시 수업 마치고서야 운동하는 일상···“솔직히 힘들어요”

최준영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교 수업에 매진한다. 이후 약 2시간가량 운동하며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주말이라고 쉴 순 없다. 주말 리그를 치러야 한다. FC 서울의 홈경기가 있는 날엔 볼 보이로 1군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지켜본다. 1년 365일 쉴 틈이 없는 것이다(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최준영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교 수업에 매진한다. 이후 약 2시간가량 운동하며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주말이라고 쉴 순 없다. 주말 리그를 치러야 한다. FC 서울의 홈경기가 있는 날엔 볼 보이로 1군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지켜본다. 1년 365일 쉴 틈이 없는 것이다(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오산중학교에서 성장해 오산고로 진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FC 서울 유소년팀에서 쭉 성장하고 있는데요. 서울 유소년팀은 뭐가 다릅니까. 

서울 유소년팀은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독, 코치님은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세요. 선수들이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신경 쓰죠. 유럽 명문 구단에서 뛰는 선수처럼 공을 잘 다루는 선수를 키우는 겁니다. 저 또한 공을 무작정 걷어내는 게 아니라 항상 빌드업에 신경 써요. 

운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까.

학교에 훈련 시설이 다 갖춰져 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팀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기숙사 시설도 훌륭합니다. 구단에선 학생선수의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별도의 식단을 마련해주고 있죠. 1군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체지방 관리 등도 철저히 하고요. 팀 기대에 부응하려면 우리가 잘 커야 합니다. 서울의 미래를 책임져야죠.

서울은 매해 20억 원 이상을 유소년팀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등과 오랫동안 유소년 축구 발전에 앞장서는 구단이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압니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선수 구성의 변화가 큰 것으로 아는데요. 어떻습니까.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건 사실이에요. 다 친한 친구이고 동료지만 제가 더 뛰어난 점이 있어야 계속해서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독, 코치님들이 별도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운동해요. 경쟁이 개인과 팀을 발전시키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운동부’라고 하면 안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과거 학교 운동부에선 감독, 코치, 선수 간 수직적 관계, 폭언, 폭력 등이 허용되는 선·후배 관계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곤 했는데요. 프로축구단이 관리하는 유소년팀은 어떻습니까. 

일단 저부터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왔습니다(웃음). 우린 평일 오후 4시까지 오산고에서 수업을 받아야 해요. 수행평가도 빼먹을 수 없습니다. 운동부뿐 아니라 학교 분위기가 그래요. 하고 싶은 말은 합니다. 무언가를 할 땐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하는 세대죠. 감독, 코치, 담임 선생님 등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요. 선·후배는 친구처럼 지내고요. 옛날 운동부 분위기는 말로만 전해 들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상상이 잘 안 가요. 

오전 8시에 등교해서 오후 4시에 수업을 마칩니다. 이후 운동합니다. 주말엔 주말 리그 경기를 치르죠. 안 힘듭니까. 

솔직히 말해도 될까요?

그럼요. 

엄청 힘들어요. 팀에서나 학교에서나 학생다움을 강조하세요. “너희의 본분은 학생”이라고 말이죠. 학교 공부, 수행평가 등을 빼먹지 않으면서 운동까지 잘해야 합니다.

교육 정책을 만드는 분들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면 어떤 얘길 가장 먼저 하겠습니까. 

수업 시간 좀 줄여주십시오. 이제 고교 2학년입니다. 여기 있는 모든 친구가 프로축구 선수를 꿈꿔요. 학업 부담만 조금 줄여주시면 아주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제가 꼭 서울과 오산학교의 이름을 빛내겠습니다. 


“FC 서울 안익수 감독님이요? 제겐 ‘익수볼’이 세계 최고입니다”

인터뷰 내내 긴장했던 최준영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FC 서울 안익수 감독의 얘기가 나오고서부터였다(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인터뷰 내내 긴장했던 최준영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FC 서울 안익수 감독의 얘기가 나오고서부터였다(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하루 훈련량은 얼마나 됩니까. 

학교 수업 마치고 평균 2시간 정도 훈련해요. 

운동량이 부족하진 않습니까. 

코칭스태프에서 성장기 운동량이 많은 걸 경계하세요. 건강해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합니다. 

한국엔 새벽, 오전, 오후, 야간 운동을 하면서 성장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진짜요? 사람이 그렇게 운동할 수 있어요? 상상이 잘 안 갑니다. 학업과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감사해야겠네요. 

FC 서울 훈련장인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운동하는 날도 있습니까. 

많죠. 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1군 선배들과 훈련하기도 해요. 대단히 부럽죠. (강)성진이 형은 작년까지만 해도 같이 운동했던 선배입니다. 선배가 K리그1에 꾸준히 나서는 걸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요. K리그1에서 꼭 같이 뛰고 싶습니다.

2021년 9월부터 ‘익수볼’이 K리그의 화두입니다. 서울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유소년팀 선수들이 볼 보이로 나서잖아요. 가까이서 지켜본 안익수 감독의 축구는 어떻습니까.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완전 최고죠.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제겐 ‘익수볼’이 세계 최고의 축구예요. 아주 좋아요. 하루빨리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토록 환한 얼굴은 처음입니다. 안 감독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꼭 물어봐야 할 듯합니다. 

1군 선배들과 몇 번 훈련한 적이 있어요. 감독께선 그때마다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말을 해주세요. 감독님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도록 만들겠습니다. 

서울 차두리 유스 강화 실장과 가깝지 않습니까.

완벽한 분이에요. 부모님, 선생님, 형의 얼굴을 모두 가진 분이죠. 훈련장에선 독일, 스코틀랜드 등에서 경험한 선진 축구를 가르쳐주셨어요. 훈련이 이렇게까지 세밀할 수 있다는 걸 느꼈죠. 항상 학생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와 거리낌 없이 소통하고요. 저를 포함한 모든 이가 고민 있으면 실장님을 찾아요. 실장님은 학생들의 말을 가장 잘 들어주는 어른입니다.


영화배우 강동원의 조카 최준영 “꼭 성공해서 삼촌이 챙겨주신 것 이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최준영(사진 가운데)은 FC 서울의 기대주다. 최준영은 파이팅 넘치는 수비와 왼발 킥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준영은 한국 축구 대표팀 김민재, 김영권의 장점을 합친 선수를 꿈꾼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준영(사진 가운데)은 FC 서울의 기대주다. 최준영은 파이팅 넘치는 수비와 왼발 킥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준영은 한국 축구 대표팀 김민재, 김영권의 장점을 합친 선수를 꿈꾼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준영에게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알아보니 한국 최고 배우와 인연이 깊더라고요. 영화배우 강동원의 조카라고 들었습니다.

아(웃음). 우리 삼촌이세요.

강동원은 축구광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삼촌이 축구를 진심으로 좋아하세요. 늘 바쁘시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외 축구를 챙겨보시죠. 제겐 늘 “잘하고 있느냐”며 관심을 보내주시고요. 

강동원은 어떤 삼촌입니까. 

정말로 잘생겼습니다(웃음). 남자가 봐도 멋진 삼촌이세요. 부럽죠. 저도 삼촌처럼 우러러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꿈입니다. 삼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요. 

최준영도 인기가 많을 듯한데요. 

기자님.

네?

오산중·고가 남·녀 공학이 아닙니다. 남중을 졸업하고 남고에 다니고 있어요(웃음).

아. 

축구에만 집중할 시기고요. 삼촌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삼촌께 “꼭 성공해서 잘해준 것 다 갚을게요”라고 했죠. 프로에 데뷔하면 꼭 삼촌을 초대하고 싶어요. 삼촌에게 조카가 FC 서울이란 명문 구단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는 걸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수원 삼성 유소년팀 매탄고요? 무조건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죠”

슈퍼매치는 K리그1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FC 서울 유소년팀에 수원 삼성 유소년팀과의 경기는 특별하다.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 매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슈퍼매치는 K리그1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FC 서울 유소년팀에 수원 삼성 유소년팀과의 경기는 특별하다.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 매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과 수원 삼성은 K리그 최고의 라이벌입니다.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기도 하죠. 유소년 리그에선 어떻습니까.

프로 경기 못지않게 치열해요. 밖에서 만나면 친한 친구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양보가 없죠. 유소년팀에서나 1군에서나 수원엔 절대 지고 싶지 않아요. 모두가 같은 생각입니다. 

서울의 기대주라는 건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한국의 후방을 책임질 유망주라는 겁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공·수 능력을 두루 갖춘 중앙 수비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우선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1에 데뷔해야 합니다.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되면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뛸 날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얘길 꼭 하고 싶어요. 

네.

우리를 자식처럼 챙겨주는 분이 계세요. 오산고 체육 교사이신 김우복 체육부장님입니다. 부장님이 내년 정년 퇴임을 앞두고 계셔요. 부장님은 학생선수들에게 늘 “결과 신경 쓰지 말고 재밌게 축구하라”고 하세요. 그런 부장님께 K리그 유스 챔피언십 우승컵을 안겨드리고 싶어요. 부장님은 서울이 오산고와 손잡은 2013년부터 학생선수들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꼭 우승컵과 헹가래를 선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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