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 유망주 유로결(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한화 외야 유망주 유로결(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대전]

흔히 9번타자를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을 잇는 연결고리라고 한다. 

경기 시작할 때는 라인업에서 맨 마지막에 나오는 타자지만, 경기 중반과 후반에는 1번타자로 찬스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9번타순에서 활발한 출루와 공격이 이뤄지면, 그날 경기가 술술 풀리는 경우가 많다.

6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 상대 10차전에서도 한화 9번타자 유로결의 활약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매치업만 봐선 한화가 이길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올 시즌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SSG 상대, 게다가 상대 선발은 올해 한화전 2전 2승 평균자책 1.50의 천적 오원석이 나왔다.

1회초 추신수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준 한화는 1회말 무사 1, 2루와 2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한 점도 내지 못했다. 1, 2회 연속 병살타로 이닝 종료. 한화가 도저히 이기기 힘든 흐름으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3회말 9번타자 유로결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마이크 터크먼의 안타로 또 무사 1, 2루. 여기서 김태연의 범타로 1, 2회의 악몽이 잠시 떠올랐지만 바로 정은원이 적시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이진영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져 한화는 2대 1 역전까지 성공했다. 

3대 3 동점을 이룬 7회말에도 유로결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유로결은 바뀐 투수 최민준 상대로 선두타자 안타를 날렸고, 터크먼의 좌전안타가 이어져 다시 한번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한화 벤치는 1~3회 3연속 무사 1, 2루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희생번트 작전을 했다. 이어 1사 2, 3루에서 정은원의 투수 땅볼에 김택형의 1루 악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한화가 5대 3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결국 6대 3으로 승리한 한화는 2연패를 끊고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의 대전 홈 SSG 전 상대전적은 3승 1패가 됐다(시즌 4승 6패). 한화는 지난 4월 대전 SSG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거둔 바 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2.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던 한화 선발 예프리 라미레즈는 5이닝 2실점으로 SSG 타선을 잘 막아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터크먼은 3안타 경기, 9번타자 유로결도 멀티히트로 연결고리 역할을 잘했다. 

김인환-최재훈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한화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터뜨렸다. 1위팀과 천적투수를 상대로 병살타 3개를 치고도 승리하는 보기 드문 경기를 펼친 한화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유로결(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한화 이글스 외야수 유로결(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경기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라미레즈가 다음 등판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모습으로 5이닝을 막아주었다. 우리의 불펜은 언제나처럼 훌륭한 모습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줬다”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변우혁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안타를 쳐줬고 터크먼의 다출루, 정은원의 2타점, 최재훈의 멀티 2루타 등 타자들이 필요할 때 찬스를 만들고 득점으로 이어주는 모습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9번타순에서 맹활약한 유로결은 “오랜만의 경기 출전이라 어떻게든 1루로 나가려고 간절하게 했다. 상대 투수가 누군지 신경 쓰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려고 했다”는 소감을 말했다.

유로결은 지난해 8월 퓨처스 경기 도중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이 부상으로 예정됐던 군입대가 취소됐고, 병무청으로부터 최종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수술과 재활의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이름도 유장혁에서 유로결로 개명했다. 지긋지긋한 부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이름까지 바꿨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한 올 시즌. 5월까지 타율 0.404를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좀처럼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로결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경기도 격일제로 출전하고, 관리받으며 뛰는 상황이었다”면서 “콜업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몸 상태를 100%로 회복하는 것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재활에 전념한 결과 현재는 100%에 가까운 몸 상태를 회복했다고. 그는 올 시즌 목표로 “안 다치는 게 제일 큰 목표이고, 계속 1군에 머물면서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개명효과를 누리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도, 이제부터는 야구 잘하는 일만 남았다며 의욕을 보였다. 유로결의 야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