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뉴욕 메츠는 수비력이 좋고, 공격에 도움이 되며, 중견수 경험이 있는 선수를 찾는다. 이정후만큼 여기에 잘 들어맞는 선수가 또 있을까.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앞둔 이정후가 최근 미국 현지 매체에서 언급되는 빈도가 잦다. 12월 3일(한국시각)엔 USA 투데이 기자 밥 나이팅게일이 “메츠가 이정후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해 화제가 되더니, 4일엔 디 애슬레틱의 메츠 담당기자 윌 새먼이 이정후를 “메츠가 원하는 틀에 맞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새먼 기자는 ‘메츠는 윈터미팅에서 투수와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12월 4일부터 7일까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하는 뉴욕 메츠의 최우선 순위가 투수와 수비 보강이라고 진단했다. 메츠 중계방송사 SNY의 앤디 마티노 역시 메츠의 쇼핑리스트는 외야수, FA 선발 투수, 구원투수라고 보도한 바 있다.
새먼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츠는 수비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외야수를 영입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마이클 A. 테일러를 예로 들었다. 테일러를 “중견수로서 스피드와 파워, 골드 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는 선수”라고 소개한 새먼은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1홈런 13도루 .720의 OPS를 기록한 테일러가 여러 구단으로부터 진지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테일러 같은 선수는 여러 팀의 경쟁이 붙게 마련. FA나 트레이드 시장의 다른 옵션들도 고려해야 하는데, 새먼은 “한국의 외야수 이정후가 이 틀에 맞는 선수 중 하나”라고 소개하면서 “메츠 입장에서는 수비력이 좋고, 공격에 보탬이 되며, 중견수 경험이 있는 선수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메츠가 외야 보강을 우선 순위로 삼는 이유가 있다. 새먼은 “지난해 메츠의 외야 수비는 팬그래프가 집계한 DRS(defensive runs saved)를 포함한 여러 통계에서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면서 메츠가 -16으로 전체 25위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먼은 주전 중견수 브랜든 니모를 보완할 선수를 영입하라고 제안했다. 현재 메츠 40인 로스터에서 빅리그급 외야수는 니모와 마르테, DJ 스튜어트 셋뿐이다. 이 가운데 마르테는 지난해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친 35세 노장이고, DJ 스튜어트는 외야보다는 지명타자 자리가 어울린다. 우익수로 자주 나오는 2022 타격왕 제프 맥닐은 왼쪽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아 내년 초반 출전이 불투명하다.
새먼은 메츠가 중견수 가능 외야 자원을 영입하면 우익수 스탈링 마르테의 부진에 대비한 보험이 될 수 있고, 니모를 코너로 보내고 중견수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맥닐이 2루수가 아닌 우익수로 나오는 날에는 좌익수를 맡기는 것도 가능한 그림. 새먼은 신임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 부문 사장이 “특정 포지션에 중복 자원을 보유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니모를 보유한 메츠가 또 다른 중견수를 추가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임을 시사했다.

한편 MLB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도 3일 기사에서 이정후의 외야수로서 다재다능함에 초점을 맞췄다. MTR은 “재능 평가자들이 이정후의 수비수로서 미래, 그가 빅리그 정상급 타자가 되기에 충분한 파워를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면서도 “높은 타율과 출루율을 기대할 만한 좌익수로 본다면 이정후는 꽤 괜찮은 재능”이라고 평가했다.
MTR은 “메츠의 좌익수 빈자리에 이정후를?넣으면 잘 맞을 것이다. 또 니모가 좌익수로 가고 이정후가 중견수로 출전 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니모의 중견수 수비 지표는 기복이 있었다. 이정후가 중견수에서 확실한 선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니모보다 단기적으로 수비력을 업그레이드해줄 선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츠는 이정후의 2023시즌 고별경기 당시 고척스카이돔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5개 구단 가운데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