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학교 3학년 김주찬(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수원고등학교 3학년 김주찬(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수원]

5월 13일.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이 2022년 제4차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대학선수가 주축이었다. K리그에 몸담은 선수도 있었다.

고등학생도 있었다. 김지수(풍생고), 이상민(매탄고), 김주찬(수원고)이었다. 김지수, 이상민은 각각 성남 FC, 수원 삼성 유소년팀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나 김지수는 김남일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받고 K리그1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고교 축구부의 자존심을 걸고 U-20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김주찬에게 눈이 갔다. “뛰어난 드리블과 슈팅력을 갖췄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인재”란 축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도 김주찬을 꼭 만나보고 싶게 했다.

스포츠춘추가 수원고 간판에서 ‘수원시’ 간판스타를 꿈꾸는 김주찬을 만났다. 


김주찬 “국가대표란 단어는 지금보다 더 땀 흘리게 하는 힘을 지녔다”

김주찬은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의 2022년 제4차 소집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명단에 고교생은 3명뿐이었다(사진=대한축구협회)
김주찬은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의 2022년 제4차 소집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명단에 고교생은 3명뿐이었다(사진=대한축구협회)

5월 13일이었습니다.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이 올해 네 번째 소집 명단을 발표했죠. 프로와 대학생이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선수가 있더군요. 고등학생으로 U-20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주찬이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그런 저를 U-20 대표팀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태극마크는 모든 선수의 꿈입니다. 국가대표란 단어는 더 땀 흘리게 하는 힘을 지녔죠. 이제 시작입니다. 태극마크를 다는 게 익숙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1초도 허투루 쓰지 말아야죠. 매 순간 온 힘을 다할 겁니다. 

측면 자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원고 오른쪽 공격수로 활약 중입니다. 슈팅과 드리블에 자신 있어요. 제가 수원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수원 삼성 경기를 즐겨봤어요. 염기훈 선배를 정말 좋아합니다. 염기훈 선배 영상을 아주 많이 봤죠. 지금도 봅니다. 상대 진영을 휘저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프로축구 선수를 꿈꾸기 시작한 계기가 있습니까. 

아버지가 축구를 하셨어요. 큰 부상으로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접었죠. 하지만, 축구 열정은 잃지 않았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축구를 즐겼습니다. 축구를 정식으로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이후에도 아버지와 공을 차곤 했죠.

포지션은 처음부터 공격수였던 겁니까.

처음엔 미드필더로 뛰었어요. 이후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죠. 축구를 처음 시작한 때부터 공격 성향이 강했어요. 저도 모르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더라고요. 감독, 코치님들이 “너는 타고난 공격수”란 얘길 많이 해주셨죠.


“연령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 조급해지는 게 사실”

한국 U-20 축구 대표팀 김은중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U-20 축구 대표팀 김은중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고등학교 3학년이지 않습니까. 인생에서 고민이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모든 고교 3학년이 똑같죠(웃음). 지금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바뀔 수 있습니다. 가족이 제 꿈을 위해 희생을 많이 했어요. 교회에선 항상 제가 잘 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보답할 거예요. 방법은 하나입니다. 

하나다?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야죠. 답은 운동뿐이에요. 아버지께선 “실수해도 좋으니까 축구를 재밌게 하라”는 얘길 자주 하십니다. 제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경기력 관련 얘긴 잘 안 하세요. 제가 무언가를 물어보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아버지께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어요. 간절합니다. 

고교 무대에선 최고로 꼽히지 않습니까.

연령별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선발팀에 뽑혀 국제대회에 나간 적이 있지만 연령별 대표팀은 아니었어요. 연령별 대표팀를 두루 거쳐 A대표팀에 데뷔한 선배가 수두룩합니다. 손흥민 선배는 고교 1학년 때 독일로 건너가 전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저는 ‘최고’가 아닙니다. 최고가 되려면 더 땀 흘려야 해요. 그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유소년 축구 관계자들이 이런 얘길 합니다. 어린 선수들이 연령별 대표팀에 다녀오지 못하면 굉장히 불안해한다는 겁니다. 조급한 마음에 무리하다가 부상당하는 일이 흔하다고 하죠. 연령별 대표팀에서 뛴다고 성공이 보장된 게 아닙니다. 지금 고교 축구에 몸담고 있잖아요. 어떻습니까. 

사실입니다. 부모님, 감독님, 코치님, 담임 선생님 등이 김주찬이란 한 학생선수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세요.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나서줍니다. 아주 감사한 분들이죠. 그분들에게 당장 보답할 수 있는 게 태극마크라고 생각해요. 연령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는 건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아. 

솔직히 U-20 대표팀의 부름을 받기 전까진 불안했습니다. 매일 제가 잘하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에게 보답할 수 있을지 걱정했죠. U-20 대표팀에 데뷔하진 못했지만 그 팀에 뽑힌 것만으로 큰 부담이 사라졌어요. 태극마크의 힘이 대단한 듯합니다(웃음). 


“김주찬을 응원해주는 모든 분이 자랑스러워할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김주찬이 기량을 갈고닦고 있는 수원고등학교 축구부(사진=김주찬 제공)
김주찬이 기량을 갈고닦고 있는 수원고등학교 축구부(사진=김주찬 제공)

U-20 대표팀입니다. 한국 최고의 유망주가 모인 팀이잖아요. 직접 부딪혀보니 어땠습니까. 

처음 발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함께해온 선수들 같았어요. 김은중 감독께서 무언가를 얘기하면 스펀지처럼 받아들였습니다. 연습경기에선 물 흐르듯 공격 전개가 이뤄지는 걸 느꼈어요. 동료 공격수가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뛰는 겁니다. 재밌게 축구했어요. 

김은중 감독은 한국 축구 대표팀 전방을 책임진 스트라이커였습니다. 김은중 감독과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습니까. 

제가 U-20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100% 몸 상태가 아니었어요. 허벅지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죠. 감독님이 딱 한 마디 했어요. 감독님은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고 했죠. 감독님이 “네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너는 앞으로 뛸 날이 훨씬 많은 선수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어요.

U-20 대표팀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무엇입니까. 

수비를 많이 배웠어요. 상대 진영에서 어떤 타이밍에 압박하며 공격 속도를 늦춰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공·수를 쉴 새 없이 오가야 해요. 강한 체력이 필수입니다. 팀 훈련 후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체력을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공격수잖아요. 공격수의 수비력은 무엇을 보고 평가하는 겁니까. 

수비는 공을 빼앗긴 순간 시작입니다. 공격수는 상대가 원하는 대로 패스하지 못하도록 길목을 막아야 해요. 팀원들과 간격을 조절하면서 순간적인 압박으로 공을 빼앗거나 공격 속도를 늦추는 것도 중요하죠. 아주 복잡합니다.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게 한둘이 아니에요. 그라운드 안에선 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맞춰가야 하고요. 

김은중 감독의 말처럼 김주찬은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학생선수예요. 30년 뒤 축구계에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원합니까. 

팀에 꼭 필요한 선수죠. 박지성, 권창훈 선배가 수원 출신입니다. 수원의 자랑이 되고 싶어요(웃음). 공격수니까 골로 말해야겠죠? 장기인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헤집고 중요한 순간엔 해결사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할 수 있을까요. 

다 하십시오. 

저를 위해 힘써주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감독님, 코치님, 교회 지인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더라도 절대 초심 잃지 않을게요.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누나...

편히 말씀하십시오. 

가족이 자랑스러워할 선수로 꼭 성장할게요. 축구선수의 꿈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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