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
후반기 KIA 타이거즈의 출발은 산뜻했다. 5위권 경쟁을 펼치던 롯데 자이언츠 원정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KIA는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연착륙과 더불어 장기 부상으로 빠져 있던 외국인 투수 션 놀린과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1군으로 복귀했다.
외국인 삼총사 첫 합체에도 오히려 더 불안해진 KIA 전력
이제 KIA는 외국인 전원 복귀에 날개만 다는 듯했다. 하지만, KIA는 7월 마지막 주 2연속 루징 시리즈로 하락세에 빠졌다. 8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2022시즌 상대 전적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가던 한화에 4대 5로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쓰라린 시즌 첫 패배를 맛봤다. 3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KIA는 피 말리는 연장전 승부 끝에 6대 3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완전체를 이루는 8월 초를 반격 시점으로 잡고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전원 복귀에도 KIA 전력은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필승조 균열이 가장 큰 문제다.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장현식과 전상현의 빈자리를 채우는 게 쉽지 않은 과제다. 대안으로 꼽혔던 경험이 풍부한 박준표는 아직 완벽한 투구 컨디션을 되찾지 못 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도 최근 투구 흐름이 불안해졌다. 장현식과 전상현의 복귀 시점이 안갯속이기에 더 답답한 KIA 벤치다. 확실한 ‘믿을 맨’ 2명이 사라졌기에 계산이 서는 불펜 운영이 어려워졌다.
팀 타격도 전반기와 비교해 무언가 답답해졌단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3대 0 대승이 포함된 후반기 첫 3연전을 제외한 나머지 후반기 8경기 동안 KIA의 잔루는 무려 82개였다. 경기당 평균 10명 이상의 주자가 출루해도 홈으로 들어오지 못 했다. 이 기간 홈런 숫자(4개)가 적었던 데다 타순 혹은 벤치 작전 등에서 무언가 아쉬움이 있었단 수치다.
'외로운 5위'로 고착화 한다면 모두의 표적이자 먹잇감 될 수도
불안한 전력 속에서 다른 중·하위권 구단들의 견제도 후반기 KIA 변수다. 5강권 복귀를 노리는 한 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5위 KIA만 바라보고 갈 수밖에 없다. KIA와의 경기 차만 신경 쓰게 된다. 다들 어떻게든 KIA를 잡아야 한단 생각이 강한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당장 중·하위권에서 KIA를 가장 압박하는 팀인 6위 두산 베어스는 주말 KIA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브랜든 와델은 주중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이 아닌 주말 KIA전으로 등판 날짜를 옮겼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브랜든이 어깨 상태가 약간 빡빡하다고 해서 등판을 하루 미뤘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브랜든과 로버트 스탁 등 외국인 투수 2명과 더불어 부상에서 돌아올 곽빈까지 포함해 임시 선발 없이 KIA와의 주말 3연전에 임하게 됐다. 주말 3연전에서 KIA와의 격차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게 두산의 생각이다. 김태형 감독은 “가을야구가 가능하다고 초점을 맞추고 남은 기간 야구를 해야 한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하면 안 된다. 그래서 브랜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KIA는 3위 LG 트윈스와 8경기 차로 크게 벌어졌다. 그나마 3경기 차인 4위 KT WIZ를 추격하는 게 KIA의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물론 그 이전에 6위 이하에 있는 팀들의 추격도 뿌리쳐야 한다. ‘외로운 5위’가 될수록 후반기 남은 기간 중·하위권 팀 모두의 표적이자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5위 자리는 사실상 가을야구 참가에 의의만 둬야 할 정도로 불리한 위치다. 남은 기간 KIA는 최선을 다해 4위 이상을 노려야 한다. 필승조 전력 누수가 있지만, 후반기 동안 이길 수 있는 경기에 최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는 KIA 벤치의 유연한 용병술이 필요하다. 김종국 감독이 기민함과 영리함을 발휘해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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