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삼성에서 가장 빛나는 신예 가운데 한 명인 외야수 김현준(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2022년 삼성에서 가장 빛나는 신예 가운데 한 명인 외야수 김현준(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스포츠춘추=잠실]

‘제2의’ 수식어를 듣기도 주는 것도 하기 싫은 한 선수가 있다. 그만큼 당돌하면서도 자신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다. 게다가 불과 입단 2년 차 선수다. 독보적인 삼성 라이온즈의 ‘41번’이 되고 싶은 그 주인공은 바로 외야수 김현준이다. 

김현준은 웃을 날이 손에 꼽았던 2022시즌 전반기 삼성 팬들을 그나마 웃게 해준 존재였다. 입단 첫 해인 2021시즌(13경기 출전) 잠시 1군 맛만 본 김현준은 2022시즌 5월부터 1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후 김현준은 6월 타율 0.338(77타수 26안타) 맹타로 주전 중견수 자리로 올라섰다. 

의미 있는 대기록도 나왔다. 김현준은 KBO리그 만 19세 이하 연속 안타 신기록 보유자였던 자 팀 레전드 이승엽 해설위원(1996년 19경기 연속 안타) 기록도 21경기 연속 안타로 넘어섰다. 2022시즌 타율 0.304/ 68안타/ 12타점/ 6도루/ 출루율 0.391를 기록 중인 김현준은 이제 신인왕 후보로 얘기가 나올 정도로 ‘스텝 업’에 성공했다. 

스포츠춘추가 앳된 얼굴 속에도 맹수와 같은 승부욕을 지닌 김현준의 당찬 각오를 직접 들어봤다. 

'라팍 아이돌' 주목받는 김현준 "외모보단 '야구 잘하는 김현준'이 먼저"

이적한 박해민의 공백을 메울 삼성 중견수 적임자가 곧바로 나타났다(사진=삼성)
이적한 박해민의 공백을 메울 삼성 중견수 적임자가 곧바로 나타났다(사진=삼성)

‘라팍 아이돌’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큰 인기입니다(웃음).

물론 듣기 나쁘지 않은 얘기지만, 야구 선수가 외모로 주목받는 건 잠시라고 생각합니다. 야구를 못하면 전혀 소용이 없는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팬들에게 ‘야구 잘하는 김현준’이란 소리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그 말대로 전반기 암울하기만 했던 삼성 팬들에게 야구로 한 줄기 빛이 됐습니다.

지난해와 다르게 1군에 올라왔을 때 출전 기회를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무엇을 더 보여주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겁을 먹고 위축되지도 않았고요. 제가 보여줄 플레이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통했어요. 정말 정신없이 뛰다 보니까 어느새 전반기가 끝나 있었죠. 

입단 2년 차에 주전 야수 자리를 차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운도 어느 정도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제가 주전이라고 100% 확신하지도 않고요. (박)해민이 형이 나가서 자리가 생긴 데다 다른 동료들이 주춤하는 상황이 있었고요. 그 빈틈에서 제가 하고 싶은 야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하죠. 안타와 도루, 그리고 수비에서 제 실력을 보여드렸어요. 야구 인생이 아직 많이 남아서 전반기 때는 5% 정도만 보여줬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지난해엔 박해민이란 엄청난 산이 있었습니다. 보고 배우는 것도 있었을 거고요.

‘박수비’잖아요(웃음). 외야 수비 하나는 정말 흠 잡을 데 없는 선배님이시니까요. 게다가 1번 타자 자리에서 최고의 타격을 보여주고 계시고, 가끔씩 홈런과 장타도 때리시니까 대단하신 거죠. 지난해에도 최대한 해민이 형 옆에서 배우려고 노력했는데 1년 만에 다른 팀으로 가셔서 아쉽기도 했고요. 

'제2의' 수식어 받기도 주기도 싫다는 김현준 "독보적인 삼성 41번 되고 싶다."

최근 끝내기 안타로 자신의 존재감을 또 다시 보여준 김현준(사진 오른쪽)(사진=삼성)
최근 끝내기 안타로 자신의 존재감을 또 다시 보여준 김현준(사진 오른쪽)(사진=삼성)

박해민 후계자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김현준 선수의 수비 실력도 높이 평가받습니다.

해민이 형은 수비가 100점 만점인데 저는 발 끝에도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가끔 보여주는 호수비보다는 실수가 없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외야 수비에선 실수를 하면 엄청난 대량 실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으니까요. 저도 전반기 때 만세도 하고 이상한 곳으로 공도 던지고 해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타격에서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습니다. 2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은 대단했습니다.

솔직히 주변에서 얘기가 나오니까 연속 안타 기록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오히려 기록이 멈추니까 마음은 더 홀가분했습니다. 아직 가능성만 보여준 거지 배팅 파워나 투수와의 수 싸움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최근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가 찾아왔는데 그냥 ‘못 치면 2군에 가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후회 없이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야구에 있어 추구하는 롤 모델이 있습니까. 

막 크게 누구를 닮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제2의’ 이런 수식어를 싫어하거든요. 제가 다른 선수에 빗대 ‘제2의 누구’라는 수식어를 듣기도 싫고요. ‘제2의 김현준’이란 수식어를 다른 선수에게 주기도 싫네요(웃음). 그냥 김현준이란 선수가 독보적인 삼성의 41번이 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라이온즈 파크 벽면에 41번이란 숫자가 새겨져야 할 정도로 활약해야겠습니다.

팀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가 돼야 하는 거죠. 국가대표로 뽑혀서 활약을 하면서 FA로도 돈도 많이 벌고요(웃음). 선수 생활을 20년 넘게 하면서 팀 우승도 하고 대기록도 세우고 싶죠. 감독님이 고민 없이 선발 라인업에 제 이름을 먼저 쓰는 정도의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향후 등번호 41번을 바꿀 계획이 없기 때문에 삼성 41번하면 딱 떠오르는 선수가 목표입니다.

어릴 때부터 타고난 승부욕…김현준 "후반기 포기하지 않고 가을야구 꼭 경험하고 싶다."

김현준은 평소 경기에서 항상 강한 승부욕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삼성)
김현준은 평소 경기에서 항상 강한 승부욕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삼성)

김현준 선수하면 남다른 승부욕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팀 최다 연패 기간 그 누구보다도 힘들었을 듯싶습니다. 

부상 선수들도 많았지만, 제가 1번 타자로서 중요한 자리에 나갔잖아요. 제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이겼을 경기를 계속 지니까 분하고 화가 나고 눈물도 나더라고요. 경기에 출전했다면 무조건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긴 연패를 끊었을 때는 너무 기뻤습니다. 항상 중견수 자리에서 삼성 팬들을 지켜볼 때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거든요. 부진한 팀 성적이지만,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신 팬 덕분에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승부욕이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타고난 승부욕일까요. 

프로 입단 이전에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면 팀이 많이 졌습니다. 우승 경력도 없어서 학생 때부터 지면 너무 분하고 화가 크게 났어요. 프로 무대에 오니까 그런 감정이 더 커지더라고요. 후반기 때도 안 다치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포기하지 않는 그림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김지찬 선수의 합류가 큰 힘이 되겠습니다. 평소에도 항상 붙어 다니더군요. 

(김)지찬이 형이 없을 때는 제 또래 야수들이 없어서 항상 외로웠거든요. 그래서 지찬이 형이 돌아와서 정말 기뻤습니다. 정말 잘해주시고 저도 말을 잘 듣거든요(웃음). (이)재현이가 없어서 아쉽지만, 지금은 지찬이 형이랑 항상 밥을 먹고 사우나도 같이 가죠. 앞으로 삼성 센터라인을 함께 잘 책임지고 싶습니다.

후반기 남은 기간 김현준 선수가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궁금합니다. 

이제 다쳤던 형들도 거의 다 돌아왔으니까 남은 기간 충분히 반격할 있다고 믿습니다. 솔직히 다른 개인 기록보단 가을 야구를 정말 해보고 싶어요. 지난해 포스트시즌 무대에 못 나간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다치지 않고 항상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야구장에 찾아오시는 삼성 팬들을 꼭 웃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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