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홀스와 행크 애런(사진=mlb.com)
푸홀스와 행크 애런(사진=mlb.com)

[스포츠춘추=고척]

“푸홀스의 700홈런 장면을 직접 보면서 마음 깊이 응원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통산 700홈런 금자탑을 쌓은 절친 알버트 푸홀스를 향해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진심 어린 축하를 전했다. 푸홀스만큼이나 경이로운 은퇴 시즌을 보내는 이대호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9월 24일(한국기준) 푸홀스는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전에서 3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이날 전까지 698홈런을 기록했던 푸홀스는 699홈런과 700홈런을 한 경기에서 기록하며 배리 본즈(762), 행크 애런(755), 베이브 루스(714)에 이은 역대 4번째 7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푸홀스의 대기록이 나오는 순간, 다저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세인트루이스와 다저스 선수들 모두가 푸홀스에게 축하를 보냈고, 다저스 홈 팬들도 원정팀 선수 푸홀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다이아몬드를 돌고 들어온 푸홀스도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절친의 기록 달성을 지켜본 래리 서튼 감독도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축하를 건넸다. 서튼 감독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수 시절인 2001년, 막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 푸홀스와 처음 만났다.

1970년생인 서튼 감독과 (본인 주장으로) 1980년생인 푸홀스는 10살의 나이차에도 금세 친해졌고, 오프시즌 개인 훈련을 함께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둘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2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서튼 감독은 “푸홀스의 700홈런 장면을 봤다. 마음 깊숙이 응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어느 선수의 기록이라도 굉장히 특별한 순간일 것이다. 내게는 친한 친구의 기록이라 더 의미가 있다. 그런 중요한 이정표를 푸홀스가 세웠다는 점이 감명 깊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튼 감독이 신인 시절을 기억하는 또 한명의 전설이 있다. 올해 만 40세로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다. 서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외국인 선수 시절인 2005년에 롯데 젊은 4번타자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이대호를 처음 만났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올 시즌, 이대호는 미리 은퇴를 예고하고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은퇴를 앞둔 선수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에 롯데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대호 은퇴투어는 롯데가 아니라 상대팀 투수들과 팬들을 위한 행사’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지난 21일 대전 원정 때 서튼 감독은 푸홀스와 이대호를 비교하며 “푸홀스는 홈런을 많이 치고 있지만 전반적인 타격 지표는 전성기만큼은 아니다. 반면 무대는 다르지만 이대호는 은퇴하는 나이에 타율, 타점 등 여러 부면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은퇴하는 선수가 그 나이에 이렇게 한다는 게 놀랍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도 서튼 감독은 “내가 롯데에 온지 이제 2년 반 정도 됐고, 작년부터 이대호를 지켜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놀랍다”면서 “정말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다. 또 내가 선수일 때 봤던 이대호의 모습과 지금 이대호의 모습이 너무나 똑같다. 기량이 쇠퇴하지 않고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칭찬했다.

서튼 감독은 “지금의 모습은 이대호의 노력으로 만든 결과”라며 “이대호 커리어의 마지막 챕터를 함께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 특별한 선수와 함께해서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푸홀스와 이대호의 신인 시절을 모두 지켜본 서튼 감독에겐 잊을 수 없는 올 시즌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