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스카우트팀(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NC 다이노스 스카우트팀(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스포츠춘추=소공동]

9월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신인드래프트, NC 다이노스는 1라운드 4순위로 경남고 투수 신영우를 선택했다. 마이크를 잡은 NC 임선남 단장은 신영우를 지명한 이유를 ‘워크에식(work ethic)’ 한마디로 요약했다.

“신영우는 훌륭한 워크에식과 뛰어난 강속구를 보유한 투수”라고 소개한 임 단장은 “NC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선발 자원이 될 것이다. 훌륭한 워크에식을 바탕으로 기량이 성장하고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 단장의 말처럼 NC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수의 기량과 신체조건은 물론 성실성, 인성까지 꼼꼼히 살폈다. 신영우는 올해 고교 선수 중에서도 멘탈, 인성, 성실함, 야구를 대하는 자세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 전면드래프트 도입으로 1차지명 지옥에서 벗어난 NC는 일찌감치 투수 지명을 목표로 신영우에 주목했다.

김해고 3학년 시절의 김유성(사진=NC)
김해고 3학년 시절의 김유성(사진=NC)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 NC는 본의 아니게 과거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야 했다. 2년전 NC가 1차지명으로 뽑았다가 지명을 철회한 고려대 투수 김유성이 ‘얼리드래프트’로 프로에 재도전하며 과거 NC와의 악연이 새삼 화제로 떠오른 것이다.

학교폭력 논란으로 지명을 취소한 선수가 다른 구단의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NC로서는 충분히 씁쓸할 만도 했다. 김유성이 별문제 없이 타 구단에 입단한다면, 아까운 지명권 한 장을 그냥 날린 2년전 NC의 결단이 자칫 우스워질 수 있었다. 이에 일각에선 ’NC가 김유성을 다시 지명하는 게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유성을 지명하고도 비난받지 않을 구단은 NC 뿐’이라는 말이 팬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오가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NC는 철저하게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Neither Confirm Nor Deny)로 일관했다. 김유성 재지명을 검토하느라 말을 아낀 게 아니다. NC 관계자는 “김유성 지명은 처음부터 아예 선택지에 없었다. 다만 지명을 할지 안 할지 굳이 나서서 밝힐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드래프트 전략상 다른 구단을 도와주는 일이 될 수 있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김유성 카드를 선택지에서 완전히 제거한 NC는 지나간 미련보다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한 NC 관계자는 “지명권 철회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제와서 재론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좋은 선수, 인성 좋고 야구 열심히 하는 선수를 최대한 많이 뽑는 게 이번 드래프트에서 우리 구단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런 자세로 드래프트에 임한 결과는 한마디로 ‘대만족’이다. 1라운드에서 신영우를 잡은 것도 만족스럽지만, 2라운드에서 고교 최고의 외야 거포 박한결(경북고)을 지명한 것도 큰 성과다. NC 관계자는 “미래 오장한과 함께 외야 좌우 쌍포가 될 선수”라고 말했다. 

NC는 2라운드에서 김유성을 뽑을 기회가 있었지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박한결을 호명했다. 3라운드에선 강한 어깨와 견고한 수비력을 겸비한 포수 신용석(마산고)을 지명해 안방을 보강했다. 투수 목지훈(신일고), 강건준(배명고), 이준호(성균관대) 등도 미래 NC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탱할 기대주다.

임선남 단장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올해 우리 드래프트의 원칙은 이전과 같이 지명 순간에 남은 선수 중 제일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었다. 우리가 예상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도를 지킨 NC의 이번 신인 지명이 훗날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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