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투수 김서현이 전체 1순위의 꿈을 이루면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사진=스포츠춘추 DB)
서울고 투수 김서현이 전체 1순위의 꿈을 이루면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야구를 잘하니까 뽑았다(웃음). 야구 대하는 태도를 보면 프로 무대 빨리 적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 이글스 정민철 단장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순번에서 고민 없이 서울고 투수 김서현의 이름을 불렀다. 심준석(덕수고 투수)이 미국 진출을 선언한 이후 사실상 ‘한서현’이 확정된 가운데 한화는 문동주에 이어 2년 연속 우완 강속구 유망주를 품에 안았다. 

강백호 이어 5년 만에 전체 1순위 배출한 서울고 유정민 감독 "마무리 투수 역할 잘 소화할 것"

서울고 유정민 감독(사진 오른쪽)은 김서현(사진 왼쪽)을 두고 마무리 투수 재목이란 평가를 내렸다(사진=스포츠춘추 DB)
서울고 유정민 감독(사진 오른쪽)은 김서현(사진 왼쪽)을 두고 마무리 투수 재목이란 평가를 내렸다(사진=스포츠춘추 DB)

2022년 제30회 U-1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김서현의 활약상을 본다면 한화의 이 선택은 절대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김서현은 9월 18일 대회 슈퍼 라운드 최종전 멕시코와 대결에서 구원 등판해 2.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로 세이브를 달성했다. 특히 일본전에서 김서현이 보여준 최고 101마일(약 163km/h) 강속구에 일본 언론마저 들썩이기도 했다. 

강백호(2018 KBO 신인 2라운드 전체 1순위)에 이어 다시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배출한 서울고 유정민 감독은 김서현을 두고 “그동안 한화 구단에 없었던 160km/h 강속구 토종 우완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감독은 “한화에 좌완이 없어서 조금 고민했다고 보는데 그래도 (김)서현이 만한 투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시간이 갈수록 서현이의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릴리스 포인트가 달라지는 부분도 계속 던지다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폼을 찾은 거다. 그렇게 던지면서 제구력이 무너지지 않았기에 좋은 방향으로 계속 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유 감독은 김서현을 2023시즌부터 즉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 감독은 “김서현 선수는 당장 내년부터 1군에서 활용할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다. 또 자기만의 야구를 하면서도 멘탈이 좋은 선수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까지 정말 진지한 스타일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 팀 컬러에도 잘 어울릴 수 있다. 선발보단 불펜에서 1군에 적응하면서 마무리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면 좋은 성장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서현은 불펜이 딱이야, 한화 역사 없었던 160km/h 토종 우완 마무리 될까

김서현은 한화 역사에 없던 160km/h 우완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사진=스포츠춘추)
김서현은 한화 역사에 없던 160km/h 우완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사진=스포츠춘추)

한화 구단 역사에서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올린 토종 투수(구대성, 정우람, 송창식, 지연규)들 가운데 160km/h 강속구 우완 투수 스타일은 없었다. 한화를 대표하는 좌완 구대성과 정우람이 한화 마무리 투수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였다. 이제 김서현이 한화 마무리 투수 역사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로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김서현도 자신도 마무리 투수 역할에 대한 욕심이 분명히 있다. 김서현은 과거 지명 전 스포츠춘추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프로에 간다면 선발 투수로도 도전하고 싶지만, 마무리 투수나 셋업맨 역할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학교 선배인 정우영(LG 트윈스) 투수와 같은 활약을 하고 싶다”라며 선발보단 불펜에서 활약상을 희망했다. 

신인 드래프트 행사 뒤 한화 구단을 통한 지명 소감에서도 김서현은 “빠른 속구에 변화구 제구력도 갖췄다는 점이 내 장점이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속구와 변화구를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위기 때 마운드에 올라 팀을 이기게 하는 불펜 쪽에서 더 희열을 느낀다. 한화가 꼭 다시 우승하도록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KBO리그 신인왕, MVP 등 개인 타이틀에 도전하겠다”라며 ‘마무리 투수’ 목표를 향한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한화는 2년 연속 우완 강속구 투수를 수집해 향후 마운드 왕국 건설의 기반을 닦았다. 2023년에도 전체 1순위 지명권 보유가 유력한 가운데 일찌감치 주목받는 자원인 마산용마고 2학년 투수 장현석의 지명 가능성에 점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만약 한화 구단이 장현석마저 데려온다면 3년 연속으로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들을 수집하게 된다. 문동주, 김서현, 장현석이 마운드에 연달아 올라가 공을 던지는 그림은 한화에 행복한 상상이 될 수 있다. 

투수 유망주로 마운드 운영을 안정화한 뒤 외부 야수 보강으로 방점을 찍는 건 최근 리빌딩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성적’을 외면할 분위기가 아닌 한화 구단이 2023시즌 야수 FA 보강과 더불어 김서현을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게 하는 육성 시나리오를 보여줄지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

관련기사